이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민영화 등 최근 경영 현안에 대한 원칙을 밝혔다.
그는 "작년 여름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M&A를 시작하면서 지금 논의되는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라며 "중간에 잘못될 확률이 상당하지만 성공했을 경우 기대효과가 상당하다. 두려워만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월 31일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인 조선통합법인을 만들면 산업은행은 통합법인의 지분을 대신 받는 방식이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리스크 요인을 언급하면서 스스로 판단하기에 성공 가능성이 50%를 조금 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 회장은 대우조선 M&A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노조나 지역사회와 계속해서 소통해서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의 유지나 단체, 협력업체들, 지자체장도 언제든 필요하다면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설득할 건 설득하겠다"며 "진솔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M&A 반대를 주장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우조선 노조에 대해서는 대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무조건 고용을 보장하지 않으면 투쟁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며 "노조도 회사를 살릴 주요 당사자로 무조건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진지하게 대화에 응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지금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을 꼭 마무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시점에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미래가 없다는 시각에서다.
이 회장은 "국내 조선산업도 구조조정을 마치고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상선과 대우조선의 후임 CEO(최고경영자)도 경영능력과 함께 미래지향적 사고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단순 영업 일변도의 해운업계 인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AMC)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르면 올해 안에 AMC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