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개 기업에 투자" 텐센트는 기업사냥꾼

2019-02-21 17:16
  • 글자크기 설정

2008년 투자M&A사업부 설치…11년간 700여곳 투자

투자기업 시총 합치면 5000억 달러

스타트업에겐 藥이 되고 毒이 될수도…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AP연합뉴스]


텐센트는 인터넷기업인가, 아니면 투자회사인가.

최근 중국 벤처 창업업계 투자 '큰손'이 된 텐센트를 둘러싸고 나오는 질문이다. 텐센트를 두고 '기업 사냥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중국에서 웬만한 스타트업 뒷배경엔 텐센트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최대 공유자동차업체 디디추싱, 중국 음식배달앱 메이퇀뎬핑, 중국 신흥 전자상거래기업 핀둬둬, 중국 전기차기업 니오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기업인 넷마블, 카카오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 게임업체 넥슨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텐센트는 2008년 산하에 투자인수합병(M&A) 사업부를 만들어 기업 사냥에 집중해 왔다. 그만큼 기업 투자는 텐센트의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텐센트 연례 투자총회에서는 텐센트의 이런 화려한 기업 투자 실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 투자 M&A를 담당하는 류츠핑(劉熾平) 텐센트 총재는 이날 "지난 11년간 텐센트는 모두 700여개 기업에 투자했다"며 "이중 63개는 이미 증시 상장사로 거듭났으며, 112곳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유니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텐센트가 지분 5%를 넘게 가진 회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5000억 달러(약 562조원)가 넘는다고도 했다. 

류 총재는 "우리는 투자를 통해 텐센트보다 더 큰 생태계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시장 환경 어려움 속에서도 텐센트 투자 규모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눈 내리는 날 땔깜을 보내주는 이른바 '설중송탄(雪中送炭)'의 마음으로 창업자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경기 둔화 속에서도 텐센트는 가장 공격적인 기업 투자 행보를 보였다. 중국 데이터 플랫폼 IT쥐쯔(IT桔子)에 따르면 지난해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은 모두 163곳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웬만한 대형 투자회사나 벤처캐피털 업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엔젤투자, 시리즈A 단계 투자가 32%에 달할 정도로 텐센트 투자는 신생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스타트업 사냥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자료=IT쥐쯔]


텐센트는 이처럼 기업 투자를 통해 기술이나 사업 방면의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고, 사업 영토를 확장함과 동시에 우수 인재도 영입하고 있다.

또 텐센트 투자를 확보한 스타트업은 텐센트의 10억명 이상의 위챗 이용자 등과 같은 방대한 자원에 기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창업 3년만에 중국 신흥 전자상거래 강자로 떠오른 핀둬둬가 대표적이다. 위챗 이용자를 통한 SNS 공동구매 사업으로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텐센트의 공격적인 기업 투자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텐센트 투자를 받으면 '포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텐센트가 회사 경영에 입김을 불어넣어 기업들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텐센트의 눈치를 보고, 텐센트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홀로서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오히려 텐센트 투자가 기업의 리스크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텐센트가 갑자기 투자에서 발을 빼 버리면 회사 비즈니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