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와 리튬 등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의 배터리 핵심 원자재 가격이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말 곤두박질쳤던 주식과 원유 등 다른 위험자산 가격이 새해 들어 반등했지만 이들 배터리 금속은 가격이 계속 떨어져 투자자들의 낙심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원자재 가격 정보업체인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0% 넘게 떨어져 2년 만에 최저치에 도달했다. 지난해 4월 파운드당 40달러를 훌쩍 웃돌던 게 지난 6일 현재 17.85달러로 떨어졌다.
2017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전기차 및 스마트폰 배터리 수요가 넘쳐 공급이 달릴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전망과 베팅 속에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문제는 투자 열기 속에 생산에 속도가 붙으면서 물량이 늘어난 사이 중국의 성장둔화가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동시에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발트와 리튬 가격의 반전이 지난해부터 거세지기 시작했다.
WSJ는 지난해 배터리 금속의 가격 하락세가 돋보였지만, 같은 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64% 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우 판매 증가폭이 각각 80%에 달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에서 전기차 비중이 아직 2%, 4%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미래와 배터리 기술의 불확실성을 둘러싼 우려가 가격 하락의 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배터리 금속 컨설팅업체인 하우스마운틴파트너의 크리스 베리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활실성을 원한다"며 "확실성이 생기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코발트의 공급난을 예상하고 투자에 나섰지만, 전망이 빗나가 궁지에 몰렸다. 이들이 공급난을 점친 건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70%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난다는 이유에서였다. 정정불안이 공급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오히려 개발 프로젝트가 확대되며 생산량이 늘었다.
미국 씨티그룹은 정제된 코발트 생산량이 올해는 물론 2022년까지 매년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