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완(春晚) 보면서 바이두(百度) 애플리케이션 흔들어봤어?"
"훙바오(紅包, 세뱃돈) 얼마 받았어?"
이는 올 춘제(春節·음력설) 연휴기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은 질문이다.
훙바오는 중국에서 세뱃돈 등을 넣는 붉은 봉투를 가리킨다. 지난 2014년 텐센트(위챗)가 스마트폰으로 한 번에 0.01~5000위안(약 83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훙바오 서비스를 처음 선보여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훙바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알리바바(알리페이)도 모바일 세뱃돈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며 텐센트와 알리바바 간 '훙바오 각축전'이 벌어졌다.
특히 그간 텐센트(위챗)과 알리바바(알리페이)가 양강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온 훙바오 대전에 올해는 중국의 또 다른 IT기업 바이두까지 처음 뛰어들며 '3파전'으로 확대됐다. 게다가 바이두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고 중국 현지언론 화상보(華商報)는 10일 보도했다.
바이두는 무려 19억 위안에 달하는 현금을 증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특히 중국중앙방송(CCTV)의 춘제 특집 TV프로그램 ‘춘제롄환완후이(春節聯歡晚會, 춘완)’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훙바오 경쟁에 적극 가세했다. 춘완은 1983년 첫 방송한 이후 매년 춘제 때마다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국민 프로그램’이다.
바이두는 춘완 방영에 맞춰 1월 28일~2월 4일까지 8일 동안 9억 위안 규모의 훙바오를 뿌렸다. 춘완 시청자들는 바이두 앱의 춘제 특별버전을 다운로드해 '스마트폰 흔들기', '쇼트클립 시청', '검색'을 통해 훙바오를 받을 수 있었다.
섣달 그믐인 4일 오후 8시(한국시간 9시) 춘완 첫방송이 시작되자 바이두의 훙바오 서비스 참여(바이두 앱 다운로드)건수가 급증했다. 화상보는 이날 하루에만 바이두 앱 다운로드 수가 3억건에 달했으며, 불과 20분 만에 92억건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춘완 방송 기간동안 바이두 앱 다운로드 수는 208억건, 일일 평균 유저 수가 3억명에 달했다.
바이두 측은 춘제 기간 모두 연인원 208억명이 훙바오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주링허우(90後, 1990년대 이후 출생자)가 39%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국 업계 인사들은 훙바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트댄스(今日頭條·진르터우탸오), 콰이서우(快手), 더우인(抖音·틱톡) 등 중국 IT 기업 후발주자도 훙바오 전쟁에서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면서 내년에는 '5파전'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