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인 4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은 국내 응급의료 분야를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해외 긴급구호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도움 주는 나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7일 의료계와 민간구호단체 등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도 태풍, 지진 등 해외 긴급구호 현장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등으로 해외 긴급구호 대응 수준을 끌어올린 윤한덕 센터장이다.
지난 2005년 남아시아 지역이 지진해일(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때 대한의사협회 등의 구호활동에 비해 정부조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지적은 국립중앙의료원이 해외 긴급구호 현장에 대응할 조직과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된다.
약 8개월 후 파키스탄에 대규모 강진이 발생하자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응급센터내에 상황본부를 설치하고 17명의 지원단이 피해 현장으로 파견된다.
이 때 상황본부장을 맡은 이가 윤한덕 센터장이고, 단장은 황정연 당시 응급의학과장이 맡았다.
이후 우리나라는 해외 긴급구호 현장에서 세계적 수준을 갖춘 재난의료지원팀을 갖추게 된다.
지난 2013년 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휩쓸자 국립중앙의료원은 20명 규모의 해외의료지원팀을 파견했다.
필리핀에 파견된 재난의료지원팀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진료 등의 5개 진료과를 구성됐고, 약품 및 의료장비를 준비해 현지 환자들을 진료했다.
국립중앙의료원 해외의료지원팀은 계속해서 해외 구호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 당시에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해외의료지원팀장 등 의료인 15명과 지원 인력 5명 등 모두 20명이 포함된 해외긴급구호대가 파견됐다.
과거 윤 센터장은 중앙응급의료센터 해외의료진원팀에 대해 “의료지원팀은 제주도 전지훈련을 포함해 태국과 합동훈련, 정부 내 국방부, 외교부, 소방방재청 등과 부처 간 훈련도 거쳤다”며 “국제훈련이나 교육으로 다져진 응급재난 국가대표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