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연합(EU)대표부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후 양측이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전자주식거래(이트레이드) 등을 포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한·EU FTA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 대사는 30일 서울 소공동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EU FTA는 올해로 체결 8주년을 맞았지만 협상 시한까지 포함하면 논의한 지 12년이 된다"며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커머스, 이트레이스 이슈 등 현실을 반영한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회에서 관세법이 통과됐는데 그때그때 개정이 이뤄지기보다는 FTA 조항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국가와 체결한 FTA에 비해 (한·EU FTA는) 투자 관련 조항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EU는 일본, 싱가포르와 FTA 체결을 완료했고, 호주·뉴질랜드·베트남과도 체결 막판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무역·경제 부문을 총괄하는 니콜라스 버지 주한EU대표부 수석상무관도 "한·EU FTA가 체결 7년 동안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추가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한·EU FTA가 일본·EU, 캐나다·EU FTA 수준이 될 수 있도록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한EU대표부에 따르면 양자 교역 규모는 2010년 이후 약 48% 증가하면서 거의 1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EU는 한국의 세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한국은 EU의 8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라이터러 대사는 "글로벌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시스템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EU는 무역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함께 다자주의를 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한EU대표부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치·외교·경제 등 작년 한 해동안 이뤄진 한·EU 간 교류 내용을 진단한 뒤 연내 EU산 쇠고기 수입 재개, 세이프가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