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페이스북과 2년여에 걸친 망 사용료 협상을 끝냈다. 페이스북에 국내 업체에 준하는 망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 막대한 이용자를 무기로 한 페이스북의 갑질을 종식시킨 국내 첫째 사례다.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등에 업고 무임승차를 계속하는 넷플릭스, 구글 등의 향후 행보에도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은 향후 2년간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망 사용료 규모는 국내 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간 각각 700억원, 300억원을 내고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양사 간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계약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페이스북, 구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국내 인터넷사업자의 몇 배에 달하는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갑의 지위를 이용해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3개 기업의 국내 트래픽 점유율은 연간 50% 이상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구글 자회사 유튜브는 안드로이드폰 동영상 앱 사용시간 점유율이 86%에 이른다. 국내 동영상 시장 2위인 아프리카TV(3%)의 29배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의 태도 변화에 국내 당국의 지속적인 압박과 해외 주요 선진국들의 망 사용료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부터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정산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이에 페이스북이 가입자의 인터넷 접속경로를 해외로 임의 변경, 접속이 지연되며 사용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부터 넷플릭스와도 망 사용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에 직접 콘텐츠를 공급한 이후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대신 콘텐츠 공급 계약을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