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 루스 스퍼와 반려견 윌로우. |
[노트펫] 소형견이 갑자기 쓰러진 주인에게 휴대폰을 물어다준 덕분에 주인이 구급차를 불러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버킹엄셔에 사는 견주 루스 스퍼는 티베탄 테리어와 비숑 프리제 믹스 반려견 ‘윌로우’를 그 어떤 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반려견이라고 소개했다. 윌로우는 작고 하얀 반려견에 불과해 보이지만, 양말도 벗겨주고, 집 열쇠부터 시작해서 휴대폰, 물병, 약까지 가져다준다.
특히 유전성 희귀 질환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을 앓고 있는 견주는 윌로우가 자신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스퍼가 주방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스퍼가 몇 분 뒤에 정신을 차렸을 때, 가슴 위에 윌로우가 앉아있는 것을 봤다. 윌로우는 입에 스퍼의 휴대전화를 물고 있었다. 거실에 있던 휴대전화를 주방까지 물고 온 것.
그 덕분에 스퍼는 구조 전화를 걸 수 있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스퍼는 12일간 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다.
Training my brilliant trainee assistance dog Willow, next is helping with the washing and this is a basic version but so proud already! pic.twitter.com/Nqqk0h5v6M
— Ruth Spurr (@RuthSpurr94) August 11, 2017
견주가 지난 2016년 윌로우를 입양할 당시, 윌로우가 이렇게 큰 활약을 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당시 스퍼는 “나는 보조견으로 쓸 의도로 윌로우를 입양하지 않았다”며 “가까운 친구가 도그 A.I.D란 자선단체가 반려동물을 보조견으로 훈련시켜준다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내 필요는 점차 커져서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회의적이었다. 윌로우가 너무 작은 개라서, 래브라도 리트리버처럼 훈련을 잘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윌로우는 가족의 우려를 깨고 훈련을 모두 마쳤다. 스퍼는 “나는 윌로우에게 기초 복종 훈련을 시켰지만, 도그 A.I.D 훈련 안내책자를 받고 단 5개월 만에 윌로우의 조련을 마쳤다”며 빠른 편에 속했다고 기뻐했다.
5개월 만에 보조견 훈련을 모두 소화한 영특한 반려견 윌로우. 윌로우가 원더우먼 복장으로 외출했다. |
윌로우는 견주의 생명을 구한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유했다. 스퍼는 “윌로우를 키우면서 내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윌로우를 만나기 전에 주기적인 통원과 집중 치료로 지쳐 병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중이었고, 산 게 아니라 생존한 데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윌로우가 내게 희망을 줬고, 내가 요구할 수 있었던 것 이상인 목적의식과 독립성을 선물했다”고 감사했다.
한편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은 유전성 결합조직 질환으로, 몸 속 섬유성 단백질인 콜라겐에 결함이 생겨 관절 탈구, 만성 관절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쉽게 멍들고,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상처 치유가 늦어진다고 한다.
관련기사 더보기
10년간 실종된 고양이..알고보니 366m 떨어진 이웃집에
비행기에 올라탄 승객 '한 마리'에 시선 집중
"고양이는 커져도 고양이다" 상상을 실체화한 집사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otepet@inbnet.co.kr / 저작권자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