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주인에게 휴대폰 물어다준 원더견

20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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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 루스 스퍼와 반려견 윌로우.

[노트펫] 소형견이 갑자기 쓰러진 주인에게 휴대폰을 물어다준 덕분에 주인이 구급차를 불러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버킹엄셔에 사는 견주 루스 스퍼는 티베탄 테리어와 비숑 프리제 믹스 반려견 ‘윌로우’를 그 어떤 개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반려견이라고 소개했다. 윌로우는 작고 하얀 반려견에 불과해 보이지만, 양말도 벗겨주고, 집 열쇠부터 시작해서 휴대폰, 물병, 약까지 가져다준다.

특히 유전성 희귀 질환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을 앓고 있는 견주는 윌로우가 자신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지난해 스퍼가 주방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스퍼가 몇 분 뒤에 정신을 차렸을 때, 가슴 위에 윌로우가 앉아있는 것을 봤다. 윌로우는 입에 스퍼의 휴대전화를 물고 있었다. 거실에 있던 휴대전화를 주방까지 물고 온 것.

그 덕분에 스퍼는 구조 전화를 걸 수 있었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돼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스퍼는 12일간 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다.


견주가 지난 2016년 윌로우를 입양할 당시, 윌로우가 이렇게 큰 활약을 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당시 스퍼는 “나는 보조견으로 쓸 의도로 윌로우를 입양하지 않았다”며 “가까운 친구가 도그 A.I.D란 자선단체가 반려동물을 보조견으로 훈련시켜준다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 내 필요는 점차 커져서 최고의 선택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회의적이었다. 윌로우가 너무 작은 개라서, 래브라도 리트리버처럼 훈련을 잘 소화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윌로우는 가족의 우려를 깨고 훈련을 모두 마쳤다. 스퍼는 “나는 윌로우에게 기초 복종 훈련을 시켰지만, 도그 A.I.D 훈련 안내책자를 받고 단 5개월 만에 윌로우의 조련을 마쳤다”며 빠른 편에 속했다고 기뻐했다.

5개월 만에 보조견 훈련을 모두 소화한 영특한 반려견 윌로우. 윌로우가 원더우먼 복장으로 외출했다.

윌로우는 견주의 생명을 구한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유했다. 스퍼는 “윌로우를 키우면서 내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윌로우를 만나기 전에 주기적인 통원과 집중 치료로 지쳐 병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중이었고, 산 게 아니라 생존한 데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윌로우가 내게 희망을 줬고, 내가 요구할 수 있었던 것 이상인 목적의식과 독립성을 선물했다”고 감사했다.

한편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은 유전성 결합조직 질환으로, 몸 속 섬유성 단백질인 콜라겐에 결함이 생겨 관절 탈구, 만성 관절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쉽게 멍들고,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상처 치유가 늦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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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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