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까지 내리고 있어 현지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질병 감염과 교통사고 등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야외 활동에 주의해달라는 당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일 동일본 지역에 겨울형 기압 배치로 인한 폭설이 내리면서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니가타 현(新潟県) 조에츠 시(上越市) 일대의 적설량은 1m 33cm를 넘어섰고 나가노 현(長野県)에도 1m가 넘는 눈이 내렸다. 효고 현(兵庫県)과 히로시마 현(広島県)도 50c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중이다.
폭설이 내리면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일주일간 추정 환자 수는 약 213만명에 달해 경보 수준을 넘어섰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의 의료기관 1곳당 환자 수는 각각 52.65명, 46.09명 수준을 보였다.
후생노동성은 앞으로 환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예방접종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또 발열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거나 진료를 받으라고 호소했다.
스나가와 도미마사(砂川富正) 감염증연구소 실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주까지 인플루엔자 유행이 피크가 될 것"이라며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뇌염이나 뇌 질환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의료기관의 진찰을 받아 달라"고 전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갑자기 질주하거나 창문에서 뛰어내리기, 같은 자리 맴돌기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타미플루나 아나비르 등 인플루엔자 치료약 복용 여부와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NHK 등 현지 언론은 "대부분 10세 전후 연령대에서 발열 이후 이틀 이내에 이상행동이 나타났다"며 "발열한 뒤 이틀간은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창문을 잠그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인플루엔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교육시설 6274곳이 임시 폐쇄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후생노동성은 고령자 요양시설에서도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만큼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