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명 가전 업체인 다이슨이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는 별개의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불확실한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짐 로완 다이슨 최고경영자(CEO)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기는 것은 '미래 지향적' 조치"라며 "최근 몇년을 돌아볼 때 아시아의 수익 부문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공청소기와 헤어 드라이기로 유명한 다이슨은 공기 청정기와 헤어제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에는 발명가이자 다이슨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 대표가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를 자체 개발·생산한 뒤 2021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작년 10월에는 전기차 제조시설을 싱가포르에 건설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당시 다이슨 측은 "싱가포르는 전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공급망과 전문인력 구축이 용이하다"며 "다이슨의 미래기술 개발의 중심지로서, 향후 싱가포르 연구팀 규모를 2배로 확장하겠다"고 전했다.
로완 CEO는 싱가포르 이전 계획은 브렉시트나 조세혜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로 이동하더라도 세금은 계속 영국에 내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로 영국(19%)보다 낮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브렉시트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FT는 다이슨 창업주인 다이슨 대표는 노골적인 브렉시트 지지자지만 국내 시장의 중요성이 감소한 데 따라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발효 시점은 3월 29일이다.
한편 헤어 제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작년 다이슨의 순이익은 11억 파운드(약 1조 6071억원)를 기록, 8억100만 파운드였던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슨의 호실적으로 다이슨 대표는 30억 달러의 재산을 증식, 영국에서 가장 부자인 남자로 등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