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방 예산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가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해빙기에 접어든 남북관계로 국내 방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던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8.2% 늘린 46조7000억원으로 확정하며,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4사가 2025년 매출 12조원 달성 계획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평균 4.9%의 증가폭을 보여온 국방 예산은 지난 2008년(8.8%) 이후 올해 최고 증가폭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방산 4사의 지난해 총 매출은 4조5000억원가량으로, 한화그룹은 2025년 이를 세배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며,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올해 국방예산이 평균 대비 두 배의 증가폭을 보이며 방산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기체계 확보 등에 쓰이는 방위력 개선비 역시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5조3733억원으로 책정됐다. 방위력 개선비는 향후 5년간 연평균 7.5%씩 꾸준히 증가해 총 71조60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방산 4사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무기개발 등 국내외 신사업을 선점하고 글로벌 무기첨단화 추세 등을 활용해 해외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 방산 4사가 유도무기와 탄약에서부터 항공기 엔진, 장갑차까지 대부분 무기체계에 걸쳐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각 사업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유도무기시스템 통합 및 수직계열화도 달성해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 시장의 경우 시리아 내전과 예맨 내전 등 중동의 정세 불안이 계속되고 미국과 이란, 미국과 중국 등의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어 수출 여건도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한화디펜스는 2016년 이후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서 수출 성과를 거둔 바 있고,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호주, 미국, 인도 등에서 수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수주 호조를 바탕으로 ㈜한화와 한화디펜스의 해외매출은 지난해 각 2570억원, 1800억원에서 내년 3100억원, 36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남북한이 화해모드에 진입하며 한화 방산 계열사의 미래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과 불확실성이 커지던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올해 국방예산과 방위력 개선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정부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국력 강화 차원에서 당분간 국방비용을 계속해서 늘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