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온공주 집안 한글자료 68점 미국서 환수

2019-01-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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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경전기, 규훈 등 자료

[문화재청]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가 미국서 환수됐다.

문화재청은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와 ‘규훈’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덕온공주 집안 한글자료는 윤씨 집안으로 시집을 간 조선 23대 임금 순조의 셋째 딸인 덕온공주(1822~1844)와 양자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 등 왕실 후손이 3대에 걸쳐 작성한 한글 책과 편지, 서예작품 등 총 68점이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의 귀환은 국내기관 간 협력을 통한 문화재 환수 사례로 국립한글박물관은 유물에 대한 정보를 발견·수집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제공했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소장자와 접촉과 매입 협상을 통해 유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환수된 자료들은 조선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로 이중에서도 덕온공주가 아름다운 한글 궁체로 손수 쓴 ‘자경전기’와 ‘규훈’이 주목을 끈다. 두 책은 모두 본래 한문으로 쓰여 있던 것을 덕온공주가 한글로 번역해 작성한 자료로, 덕온공주가 쓴 것으로는 이번에 처음 발견돼 희소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자경전기는 1808년 순조가 정조비 효의왕후의 명에 따라 창경궁 자경전에 대해 쓴 책이고 규훈은 여성들이 지켜야 할 덕목과 예절에 관한 책이다.

환수된 자료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한글 편지와 왕실 여성들을 위한 한글 역사서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한글 편지들은 덕온공주의 어머니 순원왕후가 사위 윤의선(1823~1887)에게 딸의 근황을 묻는 편지를 비롯해 신정왕후(추존왕 익종 비), 명헌왕후(헌종 계비), 철인왕후(철종 비), 명성황후(고종 비) 등이 직접 쓰거나 상궁이 대필해서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것들이다. 이 중에는 조선 최고의 한글 명필로 알려진 궁중여성 서기 이씨가 대필한 편지도 포함돼 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한글 역사서에는 ‘정사기람’과 ‘여사초략’ 등으로 ‘정사기람’은 덕온공주의 아들 윤용구가 고종의 명을 받아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책이고, ‘여사초략’은 윤용구가 당시 12살이던 딸 윤백영을 위해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발췌해 작성한 책이다.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의 서예작품도 있다. 윤백영은 일제강점기에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한글 궁체로 쓴 서예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입선했고 전통적인 한글 궁체를 현대적인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인물로 꼽힌다.

이번에 환수된 68점의 한글 자료는 조선 왕실 여성들의 생활 속에서 한글이 의사소통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왕실에서 사용하였던 아름다운 한글 궁체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을 지낸 국어학자 이종덕 박사는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는 기존에 소개된 단편적인 왕실 편지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른 자료로, 왕실 부마 집안의 일괄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왕실인물의 개인적인 삶을 엿볼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를 국립한글박물관에 이관해 전문적으로 연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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