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강남 집부자들도 P2P대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거래가가 3.3㎡당 1억원을 돌파했다는 가짜뉴스까지 나왔던 한강변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집주인도 P2P대출을 받았다.
해당 차주는 은행에서 1순위로 총 31억9000만원을 이미 대출 받았다. 아파트 담보가치가 7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차주가 P2P에서 6억5000만원을 추가 대출 받을 경우 LTV는 57%에 이른다. 지난해 6월 이전에는 서울 지역 아파트에 LTV 70%가 적용됐지만 지금은 LTV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사실상 은행에서는 담보가 확실하더라도 해당 차주에게 대출을 해줄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초고가 아파트의 집주인들도 P2P대출 문을 두드리는 것은 제도권 금융사의 문턱을 넘으려야 넘을 수 없어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신DTI, DSR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전(全) 금융권에 도입했다. 또 9·13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에서는 2주택자에 대해서도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차단했다. 집을 한 채라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사 등의 사유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LTV 0%가 적용되는 등 대출을 받기 어렵다.
은행을 비롯해 농수신협·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사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에 비해, P2P대출은 제도권에 편입이 안 돼 대출규제에서 자유롭다. 이에 따라 P2P 회사들은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어니스트펀드의 정직한 아파트담보대출은 수도권 아파트 보유자를 상대로 12개월 동안 최대 20억원을 최저 8.5%의 금리로 빌려준다. 테라펀딩은 주택을 담보로 시세의 90% 한도 내에서 연 6~9.5%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
김항주 투게더펀딩 대표는 “은행 대출이 막혀 대부업을 찾아 갔다가 금리가 18~20%에 달하는 것에 놀라 비교적 금리가 낮은 P2P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아파트 담보를 통해 경영자금이나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