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속으로] ‘팬텀’이 주는 마법 같은 감동...최고와 으뜸이 만났을 때

2019-01-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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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와 김유진이 김주원과 함께 '나의 빛 나의 어머니'를 부르는 장면. 사진=EMK 제공 ]

마법처럼 3시간이 지나갔다.

김문정 음악감독의 지휘로 ‘The M.C(Musical Collective)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시작을 알릴 때부터 마지막 배우의 무대 인사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 주는 감동은 길고 깊었다.

오는 2월17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팬텀’은 세계적인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1910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 초연, 2016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로 공연 중이다.

세월을 건너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었다. 뮤지컬 ‘팬텀’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로버트 요한슨의 연출, 김문정 감독의 음악, 극의 배경인 파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무대 연출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를 채웠다. 팬텀 역을 맡은 임태경은 그의 말대로 인생작을 만났다. 공연 전 극에 나오는 파리오페라 극장을 실제로 다녀온 임태경은 “ ‘내 집 같다’는 감정이 들었다”며 “에릭이 평소에 어떤 걸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감정이나 성향, 취향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쉬웠다”고 말했다. 2018년 초 JTBC 드라마 ‘미스티’ 출연 후 첫 뮤지컬 무대에 선 임태경은 더욱 성숙해진 연기와 노래를 선보이며, 오페라하우스 지하에서 거친 삶을 산 팬텀 안에 있는 따뜻함을 잘 표현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팬텀 역의 정성화와 카이, 크리스틴 다에 역의 임선혜, 김순영, 이지혜, 김유진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정성화와 이지혜가 함께 부른 ‘내고향’(home)은 최고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인 마담 카를로타를 연기하는 김영주, 정영주가 관객들에게 주는 웃음과 제라드 카리에르 역의 박철호, 윤영석이 전하는 뭉클함도 극을 끌고 가는 힘이다. 회전문이 빠르게 돌아가는 이유다.

[‘그대의 음악이 없다면’을 부르고 있는 임태경 사진=EMK 제공]

‘팬텀’은 탄탄한 뮤지컬 드라마와 더불어 오페라 및 발레가 훌륭하게 깃들여진 작품이다.

무용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김주원(벨라도바 역)의 발레는 그 어떤 노래보다 그 어떤 대사보다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기립박수가 가득했던 공연장을 나오면서 엄청 다양하면서도 모든 음식이 맛있는 최고의 뷔페를 먹은 느낌이 들었다.

디저트도 훌륭했다. 팬텀은 과연 마지막 무대 인사에서 가면을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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