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주년 민족대표 33인 생가]만해 한용운, 홍성8경이 된 방2칸 부엌1칸 초가

2019-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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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8경 중 제3경, 생가 앞 독립선언문 들고 있는 한용운 동상 보며 그리움 달랠 수 있어

만해 한용운 생가지 일대 전경[사진= 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2019년 새해는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에 있어 민족대표 33인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우리는 민족대표 33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민족대표는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보는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민족대표 33인의 생가를 조명하는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다. 민족대표 33인 중에는 북한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많은 것 등의 이유로 민족대표 33인 모두의 생가를 조명하지는 못했다.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 등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쯤 가면 홍성종합터미널에 도착한다. 홍성종합터미널에 도착 후 구항이나 결성, 금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50분 정도 지나면 ‘만해 한용운 생가지’가 나온다. 한용운 생가지는 충청남도 홍성군 결성면에 있다.
 

만해 한용운 생가지 [사진=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한용운은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로 제일 잘 알려진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다. 지난 1911년 일본이 이른바 한일불교동맹을 내세우며 한국 불교를 사실상 일본에 귀속시키려 하자 한용운은 강하게 반대했다. 한용운은 조선총독부의 조선사찰령을 피해 만주로 망명해 만주의 독립지사 이회영, 박은식, 김동삼 등을 만나 독립운동을 협의했다.

귀국 후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선언문’의 ‘공약 3장’을 추가 보완했다. 1927년 2월에는 좌우합작 민족협동전선으로 신간회의 창설이 추진되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신간회가 창립된 뒤에는 경성지회장으로 피선돼 학생 의거와 민족 운동을 지원했다. 신간회는 일제강점기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단체다.

이런 한용운은 홍성군에서도 가장 큰 자랑거리다. 홍성8경의 제3경이 한용운 생가지다.
 

만해문학체험관 [사진=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충청남도는 1989년 12월 29일 한용운 생가를 충청남도기념물 제75호로 지정했다. 홍성군은 1991년부터 한용운 생가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을 사적화하기 위한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한용운 생가 인근엔 관리사무실과 안내판이 있어 한용운 생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용운 생가는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초가다. 방 2칸, 부엌 1칸으로 구성된 일자형 구조로 한용운이란 문패가 걸려있다. 한용운이 살아 있어 마치 현재 생가에 거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울타리는 싸리나무로 둘렀으며 바깥에 흙벽돌로 화장실을 만들었다.

댓돌과 툇마루는 정겹다. 생가는 낮은 야산 잠방산을 등진 양지에 있다. 우물과 장독대를 돌아 집 뒤 야산 언덕배기에 오르면 적송을 볼 수 있다.

방 안에는 한용운 영정과 앉은뱅이책상 하나가 있을 뿐이다. 한용운의 ‘무소유의 삶’을 나타내는 것 같다.

부엌 옆은 장작을 쌓아두는 헛간, 사랑방 옆은 절구통과 맷돌이 보관된 헛간이다. 마당을 둘러보면 작은 연못과 정자가 보인다. ‘오석’이라는 돌에는 한용운의 시 ‘나룻배와 행인’이 새겨져 있다.

◆한용운 생가 곁에 사당과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도 있어
 

만해문학체험관 안에 있는 전시물[사진=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한용운 생가 앞에는 독립선언문을 들고 있는 한용운의 동상이 있다. 바로 곁에는 한용운을 기리는 사당과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도 있다.

한용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만해문학체험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1층과 2층은 창작실과 세미나실로 구성돼 있어 한용운의 삶을 이해하고 그의 독립 정신과 애국정신을 체험할 수 있다.

만해문학체험관에선 청소년, 문인,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작가와의 동행’, ‘만해문예학교’, ‘만해 어린이학교’와 같은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한용운 생가, 사당,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 관람시간은 평일과 주말, 공휴일 모두 오전 9시~오후 5시다.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날, 추석에는 휴관한다. 월요일이 공휴일이면 화요일에 휴관한다.

관람할 때는 ▲음료수와 음식물의 반입 ▲애완동물과 동반한 입장이 금지된다. 또한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숙해야 하고 단체관람 시 인솔자와 동반해 관람해야 한다.

한용운 생가, 사당,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 등을 모두 충분히 관람하고 한용운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됐다면 다른 홍성8경을 여행하는 것이 좋겠다. 한용운 생가만 관람하고 돌아가기에 홍성에는 좋은 여행지가 매우 많다.

한용운 생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는 홍성8경 중 제7경인 ‘백야 김좌진(1889~1930) 장군 생가’ 및 백야기념관이 있다. 김좌진 생가 및 백야기념관은 홍성군 갈산면에 있다. 김좌진 장군은 1918년 3·1운동의 전주곡이 되는 무오독립선언서에 39명의 민족지도자와 함께 서명했다.

1919년 북로군정서(北路軍政署)의 사령관으로 추대돼 독립전쟁을 전개해 1920년 10월 청산리 일대에서 약 10일간 9차례 일본군을 격퇴해 독립운동사상 최대의 승리를 이뤘다. 그 어떤 민족대표 33인보다 중요성이 덜하지 않다.

홍성군은 김좌진 장군 생가지에 대해 1991년부터 성역화 사업을 추진해 터만 남아 있던 생가를 복원했고 백야기념관을 조성했다. 또한 김좌진 장군의 사당인 백야사(白冶祠)도 건립해 김좌진 장군 전승기념 백야축제가 열리는 10월 25일에 제향을 거행한다.

홍성8경 중 제1경은 용봉산이다. 용봉산은 충남 홍성군 홍북읍에 있다. 해발 381m다. 용봉산은 '산봉우리가 용의 형상과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용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덟 봉우리 때문에 '팔봉산'이라고도 불린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자연경관이 수려해 홍성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홍성 여행의 필수 코스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여행 후 온천에서 피로 말끔히 풀 수 있어

비록 봉우리는 적지만 산 전체가 바위로 뒤덮여 있고 골짜기마다 기암괴석이 펼쳐져 사시사철 풍경이 아름답다. 특히 병품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와 같은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이 금강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용봉산은 '제2의 금강산'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만해 한용운 사당[사진=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산의 정상에선 예산 덕숭산, 서산 가야산, 예당평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정약용도 유람한 용봉사와 고려시대의 불상인 보물 제355호인 홍성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등 다양한 문화재가 산 곳곳에 있다.

용봉산 자연휴양림은 용봉산 자락에 있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숲을 이룬 가운데 자연 속에 안기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수용 인원은 1일에 3000명이다.

제5경인 오서산은 내포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서해의 등대'라고도 불린다. 해발 781m다. 홍성군 광천읍에 있다. 정상에 서면 서해안 일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히 맑은 날 정상에 서 있으면 서해의 푸른 물결이 마치 발아래 있는 듯 아름답다.

정상에서 북쪽의 봉우리로 이어지는 주능선에는 억새밭이 펼쳐져 있다. 가을이면 꽃을 피운 억새가 은빛 물결이 돼 일렁인다. 저녁이면 억새꽃마다 부서지는 석양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빛난다.

오서산에는 대운 대사가 창건한 정암사가 산 중턱에 있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정암사는 오서산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현재의 사찰은 폐사되고 1976년 옛 절터에서 20m 떨어진 지점에서 중창된 것이다. 

제6경인 남당항은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에 있다. 광활한 천수만의 대표적인 항구다. 대하와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와 같은 해산물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수산물의 보고다. 해산물을 싱싱한 그대로 먹을 수 있는 횟집들도 많다. 가을이면 큰고 싱싱한 대하가 많이 잡혀 그의 진미를 경험할 수 있는 대하의 원산지로 유명하다. 

겨울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수확하는 쫄깃쫄깃한 맛의 새조개 역시 진미다. 새조개는 천수만 최고 별미다. 봄이면 뽀얀 국물맛이 최고인 바지락과 싱싱한 주꾸미도 먹을 수 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대하축제와 겨울에 있는 새조개 축제에선 누구나 쉽게 홍성의 특산물을 먹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남당항에 대해선 ‘홍성은 몰라도 남당항은 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죽도와 멀리 보이는 안면도 때문에 해안경관도 아름답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은빛 수면에 드리우는 석양은 남당항에서 볼 수 있는 절경이다.

제8경인 궁리포구는 홍성군 서부면에 있다. 궁리포구는 천수만과 AB방조제, 간월도, 수평선 넘어 안면도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아름다운 일몰은 남당항과 함께 최고다. 궁리포구는 천수만을 끼고도는 임해관광도로 드라이브 코스의 출발점으로 천수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데 좋다. 근처에 조류탐사 과학관이 있어 천수만을 찾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민족시비공원[사진=충청남도 홍성군 제공]

오른쪽에는 새들의 천국 간월호가 있다. 동쪽으로 길게 뻗은 해안선을 따라 갯벌체험이 운영되고 있어 바지락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체험한다. 속동전망대 앞 섬 절벽에 포토존을 설치해 밀물 때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뱃머리를 형상화한 포토존은 마치 타이타닉호를 연상케 해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외에 제2경인 '홍주성과 여하정', 제4경인 '그림이 있는 정원' 등도 좋은 여행지가 될 것이다. 여행 후 홍성군 홍성읍 내포로에 가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기에 좋은 유명한 온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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