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곳의 명칭은 각각 △동북아시아(동북아)국 △아시아태평양국 △아세안국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아시아 담당을 3개 국으로 확대하는 것은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교부의 동북아시아국은 중국·일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동북아 1과(課)가 일본 관련, 2·3과가 중국 관련 업무를 맡는 형태다. 동남아·서남아·아세안 등 지역은 남아시아태평양국에서 담당한다.
이처럼 중화권 업무를 담당하는 국을 별도로 신설하는 것은 급을 격상시킨다는 의미로, 우리 정부가 대(對)중 외교를 강화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부서는 미국 중심의 북미국뿐이다.
중국국 신설은 외교부의 숙원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수차례 추진되다가, 인력·예산 등 문제로 인해 무산됐다. 지난해에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중국국 신설 방안을 보고했으나, 끝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국 신설 이슈는 지난 2017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대중 외교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 우리 정부는 중국국 신설 대신 기존 동북아국이 중국 관련 업무로 독립, 중국·몽골·대만·홍콩 등 중화권 업무만 맡는 다는 내용이 담긴 최종 개편안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일본 업무는 호주·뉴질랜드·피지 등 오세아니아 등 국가 업무와 합쳐져 아시아태평양국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외교부는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 강화를 위해 아세안국을 별도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기존 남아태국에 포함됐던 아세안협력과를 따로 떼어내 독립적인 아세안국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외교부는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 아시아 담당 3국 신설을 목표로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절차가 순조롭게 협의가 진행될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내 조직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인원은 두 자릿수 정도가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열린 시무식 겸 신년인사회에서 "국 단위 조직 신설 등 본부 조직 재편이 추진되고 있으며, 사건사고·신남방정책 담당 인력 등 120명을 이미 확보했다"고 말해 국 신설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인력을 담당하는 행안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되면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협의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 각종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조직 재편 시기가 올해 상반기보다 조금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외교부 직제 개편과 관련, 행안부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행안부와의 협의가 마무리돼도 다른 부처들과의 절차가 남아있어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