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국GM에 추가 출자까지 완료···'법인분리 찬성' 이득낼까?

2018-12-26 19:00
  • 글자크기 설정

한국GM 실적 개선 시급···노사문제도 발목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할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분할에 반대하던 KDB산업은행이 돌연 찬성으로 돌아서 추가 출자까지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원하던 바를 얻게 된 한국GM과 그에 찬성한 산업은행은 법인 분할로 얻는 이득을 가시화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당장 내년부터 반발하는 노조를 추스르는 동시에 악화된 경영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26일 한국GM에 대한 4045억원의 추가 출자를 집행했다. 앞서 한국GM 법인 분리를 막기 위해 소송까지 진행했던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추가로 제출한 사업계획과 검증자료를 확인한 뒤 찬성 측으로 급선회했다.

이번 추가 출자를 집행하면서 산업은행은 지난 4월 한국GM과 맺었던 계약 내용에 따른 의무사항을 모두 이행했다. 이로써 '한국 내 생산 10년 유지' 조건 등 한국GM이 지켜야할 의무 조항만 남았다.

최근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얻은 한국GM은 법인 분할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GM은 오는 31일 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분할을 마치고 다음달 2일 분할 등기에 나설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한국GM은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된 셈이다.

금융 및 자동차업계에서는 최근 한국GM의 행보와 산업은행의 갑작스러운 변심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GM과 산업은행이 법인분할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이득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GM 측은 줄곧 법인 분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산업은행도 최근 법인 분할로 얻을 수 있는 우리(한국)측 이득이 더 많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때문에 당장 내년부터 한국GM과 산업은행은 법인 분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경쟁력과 이득을 가시화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법인 분리가 자충수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탓이다.

현재 한국GM의 경영 실적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누적 11월(1~11월) 내수 판매 8만2889대를 기록해 지난해 12만526대 보다 31.2% 줄었다. 내수 판매량은 2016년 18만대에서 지난해 13만대 규모로 떨어졌으며, 올해에는 사실상 내수 10만대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누적 11월 생산과 수출 지표도 각각 14.7%와 5.8% 줄었다. 3대 지표가 모두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경영실적 개선도 노사문제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GM 노조는 신설법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9일 8시간 불법 부분파업을 단행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법인 분리 찬성 측으로 돌연 변심하면서 법인 분리가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는 한국GM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격이 됐다"며 "앞으로 한국GM이 실적을 통해 법인 분리의 정당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산업은행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