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에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문을 엽니다. 지난 5일 제주도가 공식적으로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조건부로 허가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이에 반발하며, 허가를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Q. 영리병원이 무엇인가요?
Q. 영리병원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A. 우리나라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의사, 비영리법인 등입니다. 영리법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죠. 그러나 제주도에서 첫 영리병원을 허가하면서 국내 최초로 영리병원이 탄생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박근혜 정부시절부터 본격화됐습니다. 2012년 10월 정부는 외국인 투자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이거나, 미화 500만 달러 이상 자본금을 가진 외국계 의료기관의 경우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개설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을 정부에 제출했고,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영리병원이 탄생했습니다.
Q. 제주녹지국제병원은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요?
A.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진료하는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습니다. 내국인 진료는 금지되고, 건강보험‧의료급여 역시 적용되지 않습니다. 진료과목도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로 한정했어요.
Q.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왜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건가요?
A. 우리나라 의료는 비영리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것도 의료를 영리 추구 목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의료가 영리화되기 시작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이전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죠.
이들은 의료기관을 환자 치료가 아닌 수익창출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하면 건강보험으로 구성된 국내 의료시스템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으로 진료비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또 비급여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혜택에 따라 본인부담금만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리병원은 이 같은 시스템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으로 통제하던 진료비가 한도 끝도 없이 치솟을 수 있고, 비급여 진료가 주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익창출을 위한 구조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죠.
또 점차 고급의료만 지향하는 환경으로 변한다면 모든 병원이 영리화를 추구할 수 있어요. 기존에 건강보험으로 진료 받고‧했던 환자와 병원은 소외될 수 있습니다. 이번 영리병원 개설 허가로 제2,3의 영리병원이 계속 생겨난다면 최악의 경우 돈 없는 환자는 제때‧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Q. 녹지국제병원이 또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뭔가요?
A.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인 투자법인에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자본금을 투자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국내법인이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녹지국제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 사업 시행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홍콩에 법인을 둔 홍콩회사인 녹지한국투자유한공사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확인 결과, 녹지한국투자유한공사는 중국에 본사를 둔 녹지그룹 지주회사인 녹지공고그룹유한공사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 더 있습니다. 녹지국제병원 허가 조건은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는 것이었으나, 녹지국제병원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 것이죠. 녹지국제병원 측은 외국인 전용‧내국인 이용제한 조건 허가는 근거가 없거나 오히려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내국인 진료까지 허가해야 한다는 것인데, 제주도는 내국인 진료 허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향후 이 문제가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