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화재 한달] D등급 관리부실 여실, 점검일지 없어...1000개 기지국 관리, 양재지국도 D등급

2018-12-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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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송파에 대형화재 KT아현과 동일 D급시설 10곳 넘어

- 스프링클러, 백업설비 설치 의무 없는 등 관리·감독 부실

- 재난 시 최소 1000개 이상의 통신 기지국 마비 될 가능성

- "한달에 한번 점검" 주장...서류간소화 이유로 점검일지 안써

서울 지역구별 D급 통신시설 개수[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자료=노웅래 의원실]


상권과 인구가 밀집한 강남 권역에 화재에 취약한 D등급 통신시설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통신 마비 악몽을 일으킨 ‘제2의 아현사태’ 우려가 나온다. KT의 D등급 시설은 전국에 354개로 점검 일지조차 작성되지 않을 만큼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내 24개 지역구 총 82곳에 통신 3사가 관리하는 D급 통신시설이 산재해 있다. 이중 D등급 으로 확인된 KT양재지사와 KT가락지사가 있는 강남구(8곳), 송파구(7곳)에 가장 많다. 강남, 송파와 회로 연결 가능성이 높은 인근 지역구 서초(6곳), 관악(4곳), 강동(6곳)까지 포함하면 3분의 1이상이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문제의 KT아현지사도 중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에 걸쳐 회선이 연결돼 있었다.
D급 시설은 스프링클러와 백업설비 설치 의무가 없다. 정부의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어서 소방설비와 CCTV 등 안전 관련 주요설비를 갖추지 않아 화재에 취약하다. 11월24일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 통신구도 D급 시설로 분류돼 안전점검이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KT는 △강남 양재 △송파 가락 등 주요 지사 여러 곳을 D급으로 신고해 자체 관리하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는 주 1회 직원이, 월1회 직무책임자가 D등급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했다. 문제는 이를 증명할 점검 일지가 없다는 점이다. 서류간소화를 위해 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게 KT측 해명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어 점검 일지를 작성했다. 

KT양재지사는 상권과 인구가 최대 밀집된 강남권역을 관할하고 있어 불안도가 크다. 2012년 당시 KT 발표에 따르면 양재지사 한 곳이 통신 기지국 1000개 이상을 관리한다. 강남구(3만5442개소)는 전국에서 소상공인 업소가 가장 많은 지역구로 하루 유동인구만 300만명이 넘는다. KT는 강남에 신사, 영동 지사 등을 추가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두 곳의 등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KT는 전국 규모의 유선망을 가지고 있다. 집 전화와 인터넷, IPTV, 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포스시스템이 모두 유선망에 해당한다. 아현지사 화재 당시 서대문구, 중구, 마포구 일대 상권이 마비된 이유다. 케이블 업체들도 KT가 한국통신 시절 구축한 관로를 임대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보유한 유무선 통신현황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약 868만명이 KT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노웅래 의원 측은 “TF가 전수조사를 통해 통신시설 등급 재조정과 관리감독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생각보다는)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며 “정확히 어느구, 어느동에 D급 시설이 있는지 발표하면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관리 점검이 시급한 양재, 가락 등 D급 KT지사는 외부 검수를 전면 차단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는 통제가 더욱 강화됐다. KT아현지사 현장복구 관계자는 “현재는 외부만 가려놓은 정도, 전체 복구에 적어도 5~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KT관계자는 “D급 지사인 양재, 가락의 인터넷과 유무선 통신 관리 규모는 보안문제로 밝힐 수 없다. 아현 사태 이후 사업부도 예민하다”며 “양재지사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점검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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