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기공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19일 새 반도체 생산라인 'M16'의 첫 삽을 떴다. 경기 용인시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데 이어 최첨단 공장 M16 기공 착수까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반도체 고점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날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열린 기공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그룹 ICT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건설 관련 임직원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준공 이후의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SK하이닉스의 신규 공장 건설로 2026년까지 80조2000억원의 생산 유발과 26조2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34만8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M16의 생산 제품 종류와 규모는 향후 시장 상황과 회사의 기술 발전을 고려해 결정될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며 성공을 이룬 성장스토리를 써 왔다"며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성장신화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잘 만들고 새로운 기술과 반도체 세상을 열어가는 SK하이닉스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며 "세계 최초∙최첨단 인프라에 걸맞은 혁신과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SK하이닉스는 용인시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 건설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용인 일대에 SK하이닉스의 공장 뿐만 아니라 반도체 부품·장비업체들 또한 함께 입주하는 등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항상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반도체 업황의 악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초격차 전략'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물론 핵심 기술과 인력 유출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로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라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린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투자 여부는 상황에 따라 진행되겠지만, 거시적인 계획을 잡음으로써 향후 투자 속도 또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