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의료진에게 생체간이식 수술법을 전수하는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오른쪽)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생체간이식 수술 세계 첫 50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1992년 첫 간이식 후 지금까지 성공률도 97%에 달한다.
생체간이식은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8월 생체간이식 수술 5000례, 2대1 생체간이식 500례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97% 수술 성공률 역시 의미가 있다. 간이식 생존율은 미국이 87%(1년 생존), 70%(5년 생존)이지만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각각 97%, 87%로,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간 기증자 중 단 한 건의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 발생 없이 모두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기증자 복강경 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 간 절제술을 실시해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아산의료원장)는 생체 간이식 분야 세계적 대가로 꼽힌다. 1999년 1월 이승규 교수팀은 간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우엽 이식 간 혈류 정체를 해소해 이식 간 기능을 극대화하는 ‘변형우엽 간이식’ 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간이식 초기 한 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은 이 수술법으로 연간 시행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수술 성공률도 70%에서 95%로 향상됐다. 실제로 변형우엽 간이식은 간이식 수술법에 대한 기존 개념을 바꿔놓은 획기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아시아권을 포함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전 세계 간이식계는 변형우엽 간이식을 성인 생체간이식 프로토타입(표준 수술식)으로 삼고 있다.
전세계 간이식센터에서 기증자 간의 우엽을 이용한 생체간이식 수술 80% 이상이 변형우엽 간이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또 이승규 교수는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이식술 기증자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2대 1 생체 간이식’에 성공하면서 당시 시행하던 우엽 단독 이식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했던 환자 500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