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가가 12억원을 넘는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2.7대 1로 치솟는 등 고가 분양아파트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 등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LTV가 40%로 제한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강남, 서초 등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주)직방이 금융결제원의 2018년 전국아파트 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12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쟁률은 22.7대 1로 전년(7.5대1) 대비 크게 뛰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4억원 이상 구간은 20대 1 이상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만, 4억원 이하 구간은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2억원 이하가 0.14대 1로 가장 낮았고, 2~4억원 이하는 7.2대 1로 다른 구간에 비해 경쟁률이 저조했다.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비중도 11.6%로 전년(7.8%)에 비해 3.8%포인트 증가했다. 2억~4억원 이하 분양가격대는 지난해 65.1%에서 올해 59.4%로 줄었고, 2015년과 비교하면 약 15%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지방의 분양아파트 물량이 감소하면서 서울 지역의 고가 분양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고가 분양 아파트의 인기가 오른 데는 강남이나 서초 등 서울 부동산 시세를 견인하는 지역에 대한 수요가 한층 더 거세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등 투기지역은 LTV와 DTI 모두 40%로 제한되는데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분양아파트의 경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비교적 많아서다.
아울러 분양가 제재에 따라 로또청약 열기가 한층 뜨거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로 신규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당첨만 되면 수 억 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된 것이다. 올해 3월 분양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 재건축)는 분양가가 최저 9억8000만원에서 최고 30억원 선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지만 당첨만 되면 시세 차익이 6~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1순위 청약에 3만1000여명이 몰리며 평균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 매니저는 “아크로리버파크나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북위례나 과천 등지의 신규 분양아파트들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가 분양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아파트는 중도금 등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적 여력이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의 하나다”며 “내년에도 서울 등지의 분양아파트의 인기는 꾸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