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열린 중국-아프간-파키스탄 외무장관 회의에서 (왼쪽부터)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살라후딘 라바니 아프간 외무장관,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국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중국이 중동지역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올렸다.
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격)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열린 '중국-아프간-파키스탄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중동국가 평화의 ‘중재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적극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왕 국무위원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일대일로를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상호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며 “민생 관련 사업과 교통 등 기초 인프라 건설을 논의하는 등 3국이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한 성공적인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한 상태에서 중동국가와 밀착하는 것은 무역협상이 결렬될 것에 대비해 일대일로 기반 우군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휴전에 합의한 직후 아르헨티나, 파나마, 포루투갈 등을 방문해 ‘차이나 머니’ 파워를 과시하고 일대일로 협력 강화를 도모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지는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 위원은 중동에 이어 라오스, 인도를 방문해 우군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마친 후 16~17일에는 라오스를 공식 방문하고 21일부터 24일에는 인도를 찾아 수시마 스와라지 외무부 장관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