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엔터프라이즈] 동국제강, 2년만에 실적 효자된 '브라질페셍제철소'

2018-12-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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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체계 안정으로 실적 급상승

고급후판 생산 당진공장과 연계

저가시장 탈피 고부가제품 집중

브라질 페셍제철소(CSP).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동국제강이 올해 3분기까지 1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간 배경에는 브라질에 세운 일관제철소 'CSP(브라질페셍제철소)'의 성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년 염원 담긴 브라질 CSP...'꿈의 철강벨트' 구축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동국제강 당진공장에 장세욱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지역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였다.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페셍 산업단지에 세운 CSP에서 생산된 슬래브(쇳물로 만든 철강 반제품)가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동국제강이 창립 63년 만에 '쇳물부터 완제품까지'라는 고(故) 장상태 선대 회장과 장세주 현 회장의 염원을 이룬 것이다.

실제 동국제강은 고 장경호 창업주부터, 장 선대 회장, 장세주 현 회장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고로 제철소에 대한 꿈을 품고 도전해왔다. 1962년, 1978년, 1997년, 1998년 등 4수 끝에 2005년 CSP 건설 사업을 공식화했다.

동국제강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 글로벌 철강사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이번 공사에 총 55억 달러(약 6조4000억원)를 쏟아부었다. 2007년 착공한 공사에는 세계 1위 철광석 회사인 브라질 발레(50%)와 포스코(20%), 동국제강(30%)이 지분을 나눠 투자했다. 본격적인 가동은 2016년 말에 돌입했다.

이는 철강사에 한 획을 그었다. 동국제강은 CSP를 통해 남미와 아시아를 잇는 '꿈의 철강벨트'를 구축했다. 내부적으로는 슬래브를 자급자족할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가격 변동이나 수급 측면에서 보다 자유로워졌다.

또한 양질의 반제품 공급을 통해 최고급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철근·H형강 등 저가 시장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도 있게 됐다. 

동국제강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간 300만t의 슬래브 가운데 약 20만t 가량을 국내로 수입, 차세대 고급 후판을 생산하는 당진 공장과 연계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로제철소 설립은 동국제강의 오랜 숙원인데, 이를 이뤘다"면서도 "다만 철강 과잉공급 시대에서 CSP를 통한 제품 경쟁력 및 서플라이 체인(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 과정)을 어떻게 잇고, 잘 관리해 나가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CSP 불과 2년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
지난해 3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CSP에 대해 "내년부터 순익분기점(BEP)를 돌파할 것 같다"면서 "고로 사업 특성상 조업 2년만에 손익분기를 돌파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아주경제 미술팀.]


이같은 '깜짝 실적'은 현실화됐다. CSP는 가동 2년 만인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한 데 이어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이 84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71% 급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작은 (철강) 공장도 보통 5년 정도는 돼야 영업이익을 낸다"면서 "상업생산에 들어간 지 2년 만에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안정적인 생산 체제와 더불어 시황이 되살아난 영향도 컸다.

실제 CSP는 올해 3분기 총 78만t의 슬래브를 생산하며 전분기 대비 생산성이 7% 증가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300만t 수준의 생산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국제 철강 반제품 시황 호조로 슬래브 판매 가격이 t당 500달러 중후반까지 올랐다. BEP 돌파는 목전에 있다. 

이 덕분에 동국제강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2.9% 늘었다. 2015년 2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영업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회사 측은 CSP 생산분이 연간 매출액을 약 1000억원 가량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효자라는 얘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포스코, 발레 등 주주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수익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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