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0개월만 최대폭 늘었다는데...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감소폭 더 커져

2018-12-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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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전년대비 16만5000명 증가

제조업 취업자 9만1000명 줄어, 감소 폭 전달(4만5000명)보다 2배

30~40대 취업자 수 감소 폭 확대

지난달 취업자 수가 10개월 만에 최대 폭 늘어났다고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정보통신(IT)업·공공행정 등 서비스업과 농림·어업 종사자가 큰 폭으로 늘어, 전체 취업자 수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반면 자동차·조선업 등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 폭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취업자 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이 위태위태한 상황이라, 단순히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 확대만으로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에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11월 고용동향[자료=통계청]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5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으로만 보면 올해 1월 33만4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다.

구체적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4000명) △정보통신업(8만7000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만2000명) 등 서비스업에서 크게 늘었다. 대부분 정부 재정이 투입된 사업들이다. 농림어업(8만4000명), 건설업(7만3000명) 취업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9만1000명 줄었다. 감소 폭도 전달(4만5000명)보다 2배로 커졌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자동차·조선·운송장비 등 주력 산업이 흔들리면서 취업자 수 감소세도 가팔라지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 9월까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8%로, 1990년대말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다.

통계청은 전기장비나 자동차, 전자부품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전자부품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커지면서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 감소 폭 확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8000명, 40대는 12만9000명 각각 줄었다. 30대는 2017년 10월 이후 14개월째, 40대는 2015년 11월 이후 3년째 감소세다.

30~40대 인구가 줄고 있는 구조적 영향도 있지만, 이들 연령층의 취업자 수 감소로 인해 경제활력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취업자 수도 감소 폭은 주춤했지만, 여전히 줄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 등 일자리 타격이 큰 업종들이다.

11월 △도매 및 소매업(6만9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5만9000명)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임대서비스업(9만1000명) 등은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21만9000명 줄었다.

다만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이달 중국인 관광객이 다소 늘면서 취업자 감소 폭이 축소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종사자 지위별로 봐도 비정규직, 일용직 등 질 낮은 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11월 계약 기간 1년 이상인 상용 근로자가 증가세를 보임과 동시에 일용직 근로자도 13개월 만에 2만1000명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건설업 취업자가 늘어난 영향이 큰데 양질의 일자리는 아니다.

실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11월 기준 실업자는 90만9000명으로 1999년 11월(105만5000명) 이후 19년 만에, 실업률은 3.2%로 2009년 11월(3.3%) 이후 9년 만에 각각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1월 취업자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은 일시적인 데다, 제조업 부문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은 늘어나지 않았고, 사회 서비스 분야 등은 정부의 재정정책 영향 등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나타난 변화를 고용상황의 구조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고, 기업투자를 늘리고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최근 동향을 보면 고용의 양은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지만, 단시간 근로가 많이 늘고 있는 등 고용의 질은 안 좋아지고 있다"며 "취업자 숫자가 좋아져 그 자체는 안심이 된다고 하지만, 거시지표가 개선되거나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모양새는 아니어서 앞으로 (고용상황이) 개선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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