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힘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11월, 전달 대비 2배 이상의 돈을 번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일보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11월 34곳 상장 증권사의 총 매출은 160억1000만 위안(약 2조6127억원), 순이익은 67억4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과 순익이 동반 하락했던 지난달 대비 87.78%, 250.53%씩 급증한 액수다.
투자은행(IB)업무 수익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 등이 실적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증시 지원 정책이 잇따르고 시장 상황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란 분석이다.
이 외에 화안(華安)증권, 궈위안(國元)증권, 궈하이(國海)증권, 광다(光大)증권, 중위안(中原)증권, 중신(中信)증권과 자오상(招商)증권의 전월 대비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680%, 472%, 460%, 442%, 393%, 340%, 303%로 300%를 웃돌았다.
11월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총 6곳으로 감소 폭이 -50~-5%사이로 크지는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순이익 규모 기준으로 3억 위안 이상을 기록한 증권사는 중신증권, 하이퉁증권, 궈신증권, 궈타이쥔안(國泰君安)증권, 자오상증권, 인허(銀河)증권과 광파(廣發)증권 등 총 7곳이었다. 증신증권이 16억7500만 위안으로 1위, 하이퉁증권과 궈신증권이 각각 7억900만 위안, 5억3300만 위안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3사의 총 순이익은 29억1700만 위안으로 전체 상장 증권사 순익의 45.06%를 차지했다. 중국 증시가 힘을 내지 못하면서 증권사 사이에서도 '마태효과(부익부 빈익빈)'가 날로 뚜렷해지는 추세다.
10월 대비 11월 증권사 순익이 급증한 것은 투자은행(IB) 업무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채권 중개와 리파이낸싱(재융자) 부문 수익이 10월 대비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기업공개(IPO)도 11월에는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 통계에 따르면 11월 리파이낸싱 업무 규모는 전월 대비 141.3%, 채권 중개 수익은 36.3% 늘었다.
증시 거래량이 증가한 것도 증권사 수익 증가 그래프에 힘을 실었다. 11월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431억 주로 일평균 거래액은 3537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대비 각각 28.6%, 22.1%씩 증가한 수준이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중국 금융시장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증시 전망도 다소 낙관으로 기울어 증권사의 향후 실적도 상승기류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톈펑(天風)증권은 "증권시장에 힘이 되는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어 향후 증권사 경영환경도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화타이증권 관계자는 "정책 환경이 다각도로 개선되고 있고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영국 런던거래소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룬퉁(滬倫通), '중국판 나스닥'이 될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등 자본시장 개혁도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리파이낸싱, 자사주 매입, 시장 퇴출 등 관련 제도도 계속 개선되는 등 증권업 발전을 위한 단단한 토양이 마련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후룬퉁은 내년 1월 개통될 예정이며 커촹반은 내년 상반기 출범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