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원톱'으로 반도체 역할 더욱 강화한다

2018-12-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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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원톱’에 놓는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 대한 포상이자, 향후에도 관련 사업에 대해 주력할 것을 공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할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6일 김기남 DS(반도체·부품)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노태문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2019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김현석 CE(소비자 가전) 부문장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등은 모두 유임됐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험과 능력을 겸비한 기존 전문경영인들을 중용해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대규모 ‘세대교체’를 이룬 바 있다.

소폭의 인사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격상’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의 3인 대표 책임경영 체제에서 김 부회장을 ‘원톱’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대표이사들이 자신의 부문에 책임경영을 유지하는 가운데 김 부회장이 총괄적인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부문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의 승진인사를 발표한 6일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결단으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44년째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1위, 예상 매출액 9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11월까지 반도체 수출은 1130억5400만 달러(약 126조1200억원)로 한국 전체 수출의 21.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를 넘어서 파운드리(수탁생산)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메모리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그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시장은 대만 TSMC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미세공정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 화성시 반도체 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전용 공정을 구축 중이다.

반도체 공정이 10㎚ 이하로 접어들면서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불화아르곤(ArF) 광원 노광 공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빠르게 EUV를 도입, 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적용한 3㎚ 공정 등을 시도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 같은 '초격차'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은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매출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달성, 세계 4위(2017년 기준)에서 2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DS 부문장으로 선임된 후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견인했다”며 “김 부회장은 이번 승진과 함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부품사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상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지난 5일 올해 실적을 견인한 DS 부문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500%를 상여금을 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3개 사업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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