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에 뛰어드는 비바리퍼블리카·카카오페이를 두고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비바리퍼블리카·카카오페이는 우리나라에서 간편송금 서비스 1·2위 업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해온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 인가를 받을 경우, 2008년 이후 처음 새로운 증권사가 탄생한다.
역시 간편송금업체인 카카오페이는 이미 11월 20일 금융상품 판매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60%)도 사들이기로 했다. 이를 성사시키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까지 판매할 수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 성장해온 두 회사가 이처럼 '증권가 입성'을 앞두고 있지만 우려도 많다. 기존 증권사도 어두운 업황 전망 탓에 내년 실적을 걱정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은 자기자본도 많지 않아 주식중개(브로커리지)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매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알 수 없지만, 기술력을 키우는 데에만 수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주식거래 수수료를 거의 안 받는 추세"라며 "기술적인 이유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핀테크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이용자는) 부동산 소액투자나 P2P 수익투자를 주로 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금융거래 비중이 증가했으나, 아직 단순조회와 이체 서비스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주식거래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키움증권도 회사를 세운 2000년 당시에는 사실상 핀테크 스타트업이었다.
이미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페이 거래대금은 올해 3분기 5조3000억원으로 1년 만에 26% 넘게 늘었다. 연간 거래대금은 19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