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금수 조치를 포함한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이란 정부는 지속적인 원유 수출로 미국 제재를 정면 돌파한다는 입장이지만 원유 수출량이 제재 이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의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북동부 셈난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은 우리가 앞으로도 원유 수출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미국이 금수 조치를 이어간다면 페르시아만에서의 원유 수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핵합의 탈퇴의 후속 조치로 8월에 이어 지난달 4일 두 단계에 걸쳐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등 제재를 발동했다. 이란은 과거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한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유조선 통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제재가 발효되기 이전인 지난 7월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행에 옮긴 적은 없는 상태다.
맞불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제재 단행 이후 이란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아랍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250만 배럴이었으나 9월 하루 평균 160만 배럴로 줄었다가 11월에는 110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5월 이전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JP모건은 원유 시장 관련 보고서를 통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달 산유량을 늘린다고 했지만 이란 산유량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국제 원유시장 수급 불균형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소폭 상승해 배럴당 53.25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1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