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한국남자 베트남여성 선호" 발언 논란…야4당 사과 촉구

2018-12-0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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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정신 나간 망발" 한국·바른미래·평화·정의 비판

민주 "과도한 비판…베트남 부총리에 동감했을 뿐" 반박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 사람들이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는 발언이 4일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일제히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전날인 3일 찐 딘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국회에서 만나 한·베트남 교류협력을 논의했다. 양국 간 교류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던 과정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불거진 '미투 논란'을 연계해 "역시 민주당은 여성비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은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송희경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우월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 사건, 중진 의원의 미투 의원직 사퇴 의사 철회, 성추행 보도가 거짓이라며 호텔에서 기자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여론전까지 벌인 의원에 이어 급기야 집권 여당의 대표는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는 망언을 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이제 놀라울 것도 없다. 이쯤 되면 집권여당의 여성비하, 성희롱 발언은 실수가 아니"라면서 "역사와 전통 속에서 학습되고 체득되어진 그들의 사상이고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여성, 아동, 청소년, 어르신,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어떠한 차이도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를 만든다'는 민주당 강령도 짚었다. 그는 "집권여당 대표가 민주당이 제정한 강령을 스스로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개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송 대변인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모욕과 비하를 넘어 여성에 대한 몰이해와 차별의 정서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여성비하에 대한 집권여당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정신 나간 망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집권여당의 대표가 어떻게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나"라며 "여성이 '상품'이자 '기호'의 대상이라 생각하는 집권여당 대표라는 분의 시대착오적인 저질 발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할 말, 못할 말을 분간하지 못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대표의 책임있는 정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다문화 시대에 대한 몰이해를 여지없이 보여준 것으로 매우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베트남 출신 여부를 막론하고 다문화 가정 모두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다문화 가정에 대해 매우 편협하고 굴절된 시각을 갖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더욱이 이 대표의 이 발언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트남 고위 관리의 면전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교상 결례에 해당한다"면서 다문화 가정 모두 앞에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은 한국어도 배우지 못한 채 홀로 혼인을 이유로 이국땅인 한국에 덩그러니 떨어지고, 낯선 이국땅은 멸시와 천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이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한국 남성들이 선호하는 베트남 여성'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이 대표가 지금껏 보인 강단있는 모습과 신념을 갖고 옳지 않은 것에 굴하지 않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고집 세고 오만한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오히려 "야당의 말꼬리잡기식 비판이 너무 과하다"고 반박했다. 찐 딘 중 부총리의 발언에 이 대표가 동감하는 취지에서 발언을 했을 뿐이라는 게 민주당의 해명이다.

현근택 상근부대변인은 "찐 딘 중 부총리는 어제 접견 자리에서 '많은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중 27.7%를 차지해 1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총리의 말은 사실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를 두고 모질고 거친 표현을 쏟아내는 것은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은 과도한 비판이자 백해무익한 정치공세일 뿐"이라면서 "야당의 논평이 오히려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대단히 우려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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