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피자 ‘미스터피자’가 코스닥 시장 입성 9년 만에 상장 폐지 수순을 밟는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자수성가 신화의 대표 격이었던 정우현 전(前) 미스터피자 회장은 회사를 어려움에 빠뜨린 ‘갑질 오너’로 전락했다.
4일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당사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번 결정이 잘못 됐음을 적극 해명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상장회사 지위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P그룹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내놨다. 감사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은 거래소 상장폐지 주요 사유 중 하나다. MP그룹은 마지막 기회인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여타 상장폐지 기업과 달리 오너의 도덕성이 직접적 사유가 된 만큼, 앞으로는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2009년에는 반도체업체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의 상장은 드문 일이다. 현재까지도 MP그룹을 제외하면 코스닥에 상장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은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디딤 뿐이다.
그런데 2016년 최대주주 정우현 전 회장이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도 도마에 올랐다. 정우현 회장은 지난해 7월 1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올 1월 1심에서 징역 3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본인은 풀려났지만, MP그룹은 결국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논란은 소비자 불매로 이어졌고, 외식업계 불황까지 겹치면서 회사 경영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MP그룹은 지난 2015년 33억원, 2016년 21억원, 2017년 111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10억4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