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아주人 만나다]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 “상조업, 당당한 산업군 인정받을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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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상향, 과도기 넘어서면 성장 발판

무분별한 경쟁 지양해야...'책임지는 상조 철학' 필요

협회 설립 동의...최 회장 "메이저 보다는 젊고 패기 넘치는 회원사가 대표로 나서야"

상조업 재편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개정 할부거래법의 자본금 15억원 상향 데드라인을 앞두고 영세 상조업체 폐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형 상조회사의 폐업은 업계 전체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우량 상조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격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지금, 한국 상조업계의 산증인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을 4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이 서울 강남구 소재 보람그룹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격변기에 있는 국내 상조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최근 보람 그룹 내 10개 회사를 4개사로 개편했다. 보람상조개발과 보람상조라이프, 보람상조피플, 보람상조애니콜이 자본금을 증액하면서 개정 할부거래법 자본금 조건도 맞췄는데, 어떤 방향성으로 조직을 개편했나

“회사 설립 초기에는 지방마다 다른 장례 문화와 지역적 특수성 등에 따라 법인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장례문화가 전국적으로 표준화되고, 정부 시책 또한 단일 경쟁력을 강조함에 따라 10개 법인을 4개 법인으로 통합하게 됐다. 통합 법인은 경영 효율성 증대와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편했다.”


- 내년 1월 이후 부실 상조업체가 퇴출당하면 전체적인 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 향후 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거라고 예상하나

“자본금 상향 조치가 이뤄지면 많은 업체가 구조조정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된다고 봐야 한다. 우려하는 점은 영세 업체들의 줄도산이 몰고 올 파급 효과다. 영세 업체들의 도산은 상조업계 전반의 문제로 비칠 것이고, 모든 상조회사는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대규모 폐업에 따른 소비자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상조회사 전체 선수금은 약 5조원 정도다. 이 중 상위 10개 업체 선수금 규모가 90%를 넘는다. 공제조합의 피해보상률은 80~90%이며, 보상기간 역시 2년에서 3년으로 늘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차후 업계가 자정을 하고, 과도기를 넘기면 한 차원 높은 곳을 향해 성장한다고 본다. 부정적 인식도 줄어들 것이다. 상조업은 나이, 성별, 학력 등 진입장벽이 없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력공급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상조업계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협회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보람상조는 협회 설립에 어떤 입장인가

“상조 시장은 가입자 500만명 시대를 열었지만, 아직 극심한 성장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 간 무분별한 경쟁보다는 업계의 문제를 공론화해서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업자 단체가 필요하다.

우선, 업체들의 고충이나 업계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 법 개정 사안에 대해 전체를 대변 및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법망을 피하는 질 낮은 서비스 행위를 방지하는 자정 노력도 주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협회 설립의 필요성에는 적극 동의한다.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메이저급 회사에서는 전반적인 협회 운영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자로서 고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젊고 패기 넘치는 회원사에서 나서면 보람상조도 발 벗고 나서 힘을 보탤 생각이다. 하지만 리딩기업이 협회 수장을 꿰차고 운영 원칙 등을 훼손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상조업계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
 

최 회장은 경쟁업체간 영업사원, 고객 빼돌리기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악폐습으로 꼽았다. 상조업은 이윤만 챙기려는 마음이 아닌 책임감에 바탕을 둔 철학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현재 상조업계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일반 국민들의 상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동종 업계 간 상생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보통 상조회사는 각자 영업사원을 모집해서 교육한 뒤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무분별한 타사 이적으로 고객이 피해를 보고 있다. 상조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상도의를 저버리는 회원 빼돌리기는 무조건 근절되어야 한다.

상조는 장례가 끝날 때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상조로 이윤만 챙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사회공헌을 통해 이익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상조회사의 존재의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대부분 업체는 잘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상조업이 당당한 산업군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보람상조의 향후 포부가 있다면 

"
보람상조는 사회문화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사회 소외계층 분들께 다채로운 나눔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며 특히 생활체육인 보람할렐루야 탁구단을 창설해 상조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스포츠 분야에서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호텔, 리조트, 주얼리, 펫 등 많은 상품을 개발하고 특허를 진행하고 있다. 토탈 라이프 케어 시스템의 고품격 서비스를 곧 펼쳐 보이겠다."
 

최 회장은 상조업계 발전을 위한 협회 설립을 위해 젊고 패기 넘치는 회원사가 대표로 나서면 발 벗고 나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조업계가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대담한 후기
최철홍(61) 보람그룹 회장은 상조업계에서 독특한 기업 오너로 통한다.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분명한 자기 목소리와 철학을 갖고 사업을 하고 그것이 주변에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튀면 죽는다’는 한국적인 정서 때문에 더 위축이 될지도 모른다. 자칫 사회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하거나 정부 정책과 어긋나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기업의 경영활동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꺼운 장막 뒤에서 은밀하게 지낼 것 같은 오너들 가운데 만나보면 특유의 친화력과 솔직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최 회장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최 회장은 인생의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오뚝이 같은 인생을 살아왔기에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 도전정신을 강조한다.

고속성장 이면에는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상조업에 대한 법의 이중잣대로 인해 괴로웠던 과거의 기억을 쉽게 지울 수는 없겠지만 보람상조를 비롯한 많은 상조업체들이 악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 노력 등을 기울이며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최 회장이 공정한 경쟁의 무대에 나서 똑같은 선수로서의 존중을 받으며 제도나 편견에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겨루고 평가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담=김진오 성장기업부장
정리=신보훈 기자 bb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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