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맛있는 박물관 여행'라는 주제로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을 여섯 곳 선정했다.
코끝이 알싸해지는 이 계절, 임금님도 반한 밥맛의 비밀이 뭘까 귀 기울여보고, 옹골찬 인삼 한 뿌리에 힘을 내보자.
다양한 지역의 특산품을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이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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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의 재료가 되는 우뭇가사리[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12/04/20181204075127919355.jpg)
한천의 재료가 되는 우뭇가사리[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는 한천을 주제로 한 한천박물관이 있다. 한천체험관과 함께 들어선 박물관에는 한천의 유래와 역사, 제조 과정, 효능 등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한다.
한천박물관은 1층 460㎡ 규모로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한천은 식이 섬유가 많아 건강식품이자 다이어트 식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한천박물관에 가면 한천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우뭇가사리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척기, 우뭇가사리를 삶을 때 쓰는 자숙용 가마솥 등이 전시된다.
한천에 대해 알려면 원재료인 우뭇가사리부터 알아야 한다.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만드는 우무는 1300여 년 전 중국에서 전파됐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도 기호식품으로 많이 애용했다, 하지만 우무로 한천을 만든 것은 일본이다.
360여 년 전에 차가운 바깥에 내놓은 우무가 바짝 마른 것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이것이 바로 한천이다. 처음에는 ‘우무 말린 것’이라 부르다가, 한 스님이 맛을 보고 ‘추운 겨울날 하늘의 차가운 기운으로 만든 것’이란 뜻으로 한천(寒天)이라 했다.
한천은 일부 공정을 제외하면 모두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며, 만드는 데 꼬박 1년이 걸린다. 5월부터 시작되는 우뭇가사리 채취와 건조가 첫 과정이다. 8월이면 건조한 우뭇가사리를 밀양으로 옮긴다. 우뭇가사리를 세척하고 가마솥에 삶아 우무를 만든다. 우무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너른 논에 마련된 건조장에서 20여 일 동안 바짝 마른다. 이것이 한천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우뭇가사리는 바다에서 나는데, 왜 한천은 밀양의 첩첩산골에서 만들까? 밀양이 한천을 만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밀양한천테마파크가 위치한 산내면은 지명 그대로 산 안쪽에 자리 잡았다.
너른 분지를 가로막은 재약산, 운문산, 가지산 등 1000m가 넘는 산이 제법 기세등등하게 에워싼다. 산이 많으니 그만큼 일교차가 크다. 우무는 황태를 만드는 과정과 같아서 일교차가 큰 곳에서 얼었다 녹았다 해야 한다. 한천은 -5℃ 이하와 5℃ 이상이 유지돼야 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산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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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밀양의 내부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12/04/20181204075012663707.jpg)
카페 밀양의 내부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과일젤리 만들기는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 뒤 선택한 한천 가루를 넣고 젓는다.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 컵에 넣고, 식힌 한천 물을 부으면 된다. 구슬양갱 만들기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창의력 양갱 만들기는 천연색소로 색을 낸 슬라이스 양갱을 모양 틀로 자른 뒤 큰 슬라이스 양갱에 붙여 완성한다. 체험이 끝나면 수료증과 체험할 때 촬영한 사진을 기념품으로 준다.
한천에 대해 배우고 체험했으니, 이제 한천을 직접 맛볼 차례다.
한천박물관 건너편 1층에 한천 제품을 판매하는 ‘한천명가’, 2층에 한천레스토랑 ‘마중’이 들어섰다. 한천명가에서는 직접 생산한 한천을 비롯해 양갱, 젤리 등 한천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마중에서는 한천샐러드를 곁들인 돈가스, 한천을 넣은 비빔밥, 한천이 들어간 라멘 등 건강한 음식을 낸다. 커다란 창으로 넓은 논이 내려다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우무 건조장이다. 12월부터 겨우내 우무를 건조해 한천을 만든다. 겨울철 밀양의 진풍경이다. 한천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연중무휴)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