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한토신 본부장 "신탁방식 정비사업, 기간 단축은 물론, 공사비 10% 절감"

2018-12-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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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정비사업 수주 900억 달성할 것"

차입형개발신탁·정비사업 노하우 합쳐져 "시너지 극대화"

"2019년 재개발 수주 경쟁 치열할듯" 전망

박진수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사업기간은 물론이고 공사비를 10%내외에서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기존 방식보다 사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비를 10% 내외에서 절감할 수 있습니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신탁사와 조합이 함께 지기 때문에 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토지신탁 본사에서 만난 박진수 한토신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여러모로 조합에 유리한 사업추진 방식"이라며 “올해 수주 목표는 700억원, 내년에는 9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선두에 선 곳은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이다. 한토신은 오는 2020년 수주의 50%를, 2030년에는 매출의 50%를 정비사업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이란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 중에서도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거나 사업 추진의 노하우가 부족한 경우, 토지 등 소유자(조합원)가 한토신에 토지를 신탁해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이다. 박 본부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출보증 또는 자체자금 등을 이용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공사 발주, 사업 전반의 관리 및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토지 등 소유자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간·비용 절감은 물론 투명성까지 확보
조합이 주축이 돼 진행이 되는 기존 정비사업은 뇌물 수수 혐의 등 각종 비리로 얼룩져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2011~2016년 서울 지역에서 진행된 정비사업에서 뇌물수수, 배임 등으로 구속된 사람은 34명에 달한다. 박 본부장은 “상당수의 사업장들이 추진위원회, 조합설립인가 이전 단계에서 멈춰, 사업 지연이 장기화돼 조합원들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며 “더군다나 초기에 구역이 지정돼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까지는 인허가 등이 필요한데 많게는 100억원까지 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인허가 비용 등을 공공자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2009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해 지원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시공사 선정이 사업 인가 뒤로 미뤄져 그 사이 인허가 비용, 운영비용 등이 조달이 안 돼 사업에 차질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시공사가 정비업체 등을 통해서 음성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식의 불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업시행 인가  뒤,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시공사가 선정된 뒤 설계를 바꾸는 바람에 인허가를 다시 밟아, 1년~1년6개월 가량 사업이 지체된다는 점이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다르다. 한토신이 사업 대행자 혹은 시행자로 지정되면 신탁계정이 만들어져, 한토신이 법적으로 사업장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신탁사가 인허가 비용 등을 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 시행 인가 전이어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공사는 책임준공만 하면 되고 사업에 대한 리스크는 신탁사와 조합이 함께 지기 때문에 안정적이다”며 “통상 공사비의 10%내외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수 한국토지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차입형개발신탁·정비사업 노하우 합쳐져 시너지 극대화
한토신은 한국토지공사의 자회사로 1996년 설립됐다. 우리나라 11개 부동산신탁회사 중 맏형으로서, 유일하게 자산 1조 이상의 규모를 가지고 있고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 지금까지 304개 아파트 단지, 17만 가구를 개발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신길10구역 재건축, 흑석11구역 재개발 등 현재 12개 정비사업 프로젝트에서 지정 개발자로 지정돼 가장 많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리딩 컴퍼니이다.

한토신이 정비사업 분야에서 두드러질 수 있는 비결은 기존 인력이 지닌 차입형개발신탁 노하우와 경력직 직원들이 지닌 정비사업의 노하우가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한토신의 도급 순위는 5위 수준으로 경험이 많다”며 “여기에 도시 정비 사업 분야에서 유수한 경력직들을 대거 뽑아, 시너지가 극대화됐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신탁사 중에서 가장 많은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기술 부문 본부가 따로 있을 만큼 건설 공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착공하면 시공사가 집을 제대로 짓고 있는지 등을 현장 실사를 통해 확인하고 기성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성공리에 분양까지 완료한 대전 용운주공 재건축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장기간 지연되던 대전 용운주공 재건축 정비사업은 한토신이 2016년 신탁방식 사업대행자로 참여하면서 1군 브랜드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 명품 대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사업비를 285억원, 총 사업비 대비 6.3% 절감해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한 사례로, 분양 착수 3개월만에 일반분양분 전세대를 완판했다.

◆ 넘어야 할 산…법령, 치열한 경쟁 등
박 본부장은 “신탁사가 정비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체 구역 내 3분의 1 이상을 신탁하게 돼 있다”며 “이 면적에 국공유지도 포함돼 있지만, 국공유지 특성상 사업 초기 단계에서 신탁사로서의 신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하는 법률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상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재건축사업에서는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서는 참여가 가능하지만, 조합을 대행하는 사업대행자로서의 참여가 불가능하다”며 “현재 조합이 설립됐지만 시공사를 찾지 못한 사업장들에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탁사가 사업대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2019년에는 재개발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의 규제로 재건축 시장이 발이 묶여 있기 때문에 물량이 거의 없다”며 “중견 건설사들은 물론이고 A급 시공사들도 재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본부장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상승 기조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신규 공급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시세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방은 경기침체와 함께 넘쳐나는 공급으로 인한 입주 부담에 따른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 악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신탁업계 진출과 관련해서는 “사업 초기에는 담보신탁 등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정비사업은 전문 인력과 업무 노하우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신탁사는 당분간 정비사업 시장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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