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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광고를 활발하게 하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높다며 소비자들에게 경고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광고비가 비용에 반영되는 것은 어느 업권이든 마찬가지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전체 저축은행 중 광고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유진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 다섯 곳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TV광고를 보거나 대출 가능하다는 대출모집인의 홍보를 통해 대출을 받는다"며 "이게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광고비와 모집인 수수료가 업무원가에 반영돼서 금리가 높은데 차주들이 모르고 있고 받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광고를 많이 하거나 모집인을 많이 쓰는 곳은 전반적으로 개인신용대출 금리가 높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실제 광고비 상위 5개사의 1~9월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7%로, 나머지 74개 저축은행의 19.5%에 비해 1.2%포인트 높다. 각사별로 보면 JT친애저축은행(17.3%)을 제외하고 OK저축은행(22.5%), 웰컴저축은행(21.3%), 유진저축은행(21.4%), SBI저축은행(20.2%) 모두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
저축은행 업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뿐 아니라 식품·자동차든 광고를 하면 판매관리비가 높아지고 이 비용이 원가에 반영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영업기밀로 여겨지는 대출 원가를 공개한 것도 모자라 광고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광고는 전화 한 통이면 대출이 된다는 식으로 대출을 독려하는 광고는 아예 없다"며 "중금리 대출상품을 광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룹이나 기업브랜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는 CI광고를 하고 있는데 광고시간 규제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대출경로별 금리차이가 확대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을 개정하는 등 금리산정체계 합리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및 14개 저축은행과 함께 금리산정체계 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 저축은행 내에서 창구, 전화, 비대면, 모집인 등 대출 경로별로 원가를 배분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며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시장을 확대하면 충분히 원가를 절감해서 차주의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