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자 민영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에 외신 등이 예민하게 반응하자 중국 관영언론이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서방사회의 정치체계와 중국은 다르며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에 놀랄 것도, 중국 민영기업을 우려할 필요도 없다는 것.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사평을 통해 "마윈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을 서방 주류 매체가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중국인이 보기에는 이상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는 서방 매체의 중국 체제에 대한 심각한 오해와 편견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마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을 14억 중국 사회는 정상적이고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소식에 불편함을 느낀 서방인이라면 자신의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최근 인민일보가 발표한 '중국 개혁·개방 기여자 100인' 명단에 마윈 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그가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에 외신 등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 회장이 중국을 대표하는 자본가이자 자수성가의 상징인데다 지금까지 공산당 등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애매한 태도를 보여온 때문이다. 마 회장이 최근 돌연 내년 은퇴를 선언하고 실질 지배권까지 내놓자 일각에서는 마 회장이 정치권과 거리를 둬 미운털이 박힌 때문이라며 당국의 개입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알리바바 측은 "임원의 당적과 기업의 운영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으로 마 회장의 당 가입 시기와 가입 배경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일부 서방 매체의 이같은 보도는 마윈이 정상적인 기업인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면서 "중국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일을 '이상한 조짐'으로 묘사한 것은 일부 서방 여론과 엘리트들의 중국을 향한 편견이 점점 '종교적 편견' 수준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밝혔다. 일부 서방 매체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급부상에 불만을 품고 고의적으로 이 같이 보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신문은 중국의 민영 기업인 중 공산당원이 마 회장 하나가 아니라면서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 회장,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 싼이 중공업의 량원건(梁穩根) 회장 등을 언급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IT 공룡으로 꼽히는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도 공산당원으로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환구시보는 "당의 사업은 인민의 행복을 모색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것으로 이는 우수한 민영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되는 것"이라면서 "이에 당의 이익과 민영기업 이익의 충돌을 논하는 것을 대다수 중국인들은 잘못된 명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년간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사회 진보를 이뤘다는 사실이 중국의 체제가 건강하고 합리적이라는 증거라고도 했다. 민영기업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재 상당수가 공산당원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건설의 핵심 역량으로 지도층이자 국가 성장을 일선에서 이끄는 활력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