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기 하강압력이 가중되고 미국 등 선진국 통화 긴축 기조도 지속되면서 중국 위안화가 내년에도 서서히 절하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성장률도 둔화는 되겠지만 안정적 성장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4대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국제금융연구소가 28일 '2019년 경제금융전망 보고서'를 공개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위안화가 절하세를 보이겠지만 안정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무려 6% 가량 하락했으며 최근 달러 대비 7위안에 근접한 상태다. 7위안 돌파 여부와 시기를 두고 의견도 분분하다.
중국은행은 "과거 환율 변동폭이 확대됐을 때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장의 중국 경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8.11 환율 개혁 당시에는 중국 경제가 이제 막 신창타이(중고속 질적성장) 단계에 진입했을 무렵으로 시장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었다"고 지적했다.
왕유신(王有鑫)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주체의 위안화에 대한 태도가 한층 이성적으로 변했다"면서 "올해 통계를 살펴보면 위안화 절하가 기업과 개인의 외화매입 '광풍'을 일으키지 않았고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 노력으로 외자가 유입되면서 환율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행은 일단 내년 위안화 절하 전망의 배경으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기조를 꼽았다. Fed는 내년에 2~3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의 중국 경제로의 영향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무역흑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에도 금융시장 개방은 계속될 예정으로 이에 따라 외자가 유입되고 위안화 절하를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은행의 분석이다. 환율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도구도 여전히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행은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이 6.5%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고 통화 긴축이 전반적인 흐름으로 자리잡는 것 등이 둔화의 이유로 언급됐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0.3%p 줄어든 6.6%,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 0.1%p 둔화된 6.5%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해외 IB 등의 예측은 웃도는 양호한 수준으로 '안정 유지'에 대한 중국 내부적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스위스 UBS 은행은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각각 6.5%, 5.5%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와 내년 중국 성장률이 6.6%, 6.3%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행은 "내년 대외적 충격과 중국 경제 내부의 '대조정'이 지속되면서 경기 하강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세금과 비용을 줄여 기업 등의 활기를 북돋는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