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리룽 지오니 회장 [사진=바이두]
16년간 중국 10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꼽히던 지오니(Gionee)가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류리룽(劉立榮) 지오니 회장의 도박빚이 회사의 파산을 자초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 증권시보 등 다수 매체는 28일 지오니의 채권단이 파산절차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며 “류리룽 회장도 그간 불거진 도박설을 인정하고 부채 상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지오니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당시 류 회장은 “지오니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마케팅 비용에 약 100억 위안 가량을 투자하며 자금 위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와 업계의 포화 상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초 류리룽 회장의 억대 도박설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한 매체가 그가 사이판 도박장에서 잃은 돈이 100억 위안(1조 6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것.
류 회장 측은 즉각 부인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또 다른 매체는 “류 회장의 도박 빚은 60억 위안 규모이며 지오니의 자금을 도박에 끌어다 쓰기도 했다”고 알렸고 사이판에서 카지노에서 류 회장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쏟아졌다.
10개월 동안 이어지던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류 회장이 입을 연 것은 지오니의 파산이 기정사실화 되면서다. 류 회장은 증권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오니는 내달 파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도박 빚과 관련된 소문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도박 빚이 100억 위안은 아니고, 십 몇 억 위안 정도라고 류 회장은 해명했다. 그러면서 류 회장은 “170억 위안 규모의 부채 상환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5년 내로 모든 빚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의 해명과 솔직한 심정 고백에도 업계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중국 IT매체 콰이커지는 “한창 잘 나가던 ‘지오니 제국’이 일년 사이 무너진 것은 분명 류 회장의 도박 중독 탓이 클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1선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2선 브랜드가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류 회장의 부족한 자질이 파산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