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과수과장.[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품질면에서 단순한 단맛이 아니라, 신맛-향기와의 조화 등 전체적인 풍미가 높고 기능성이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겠다.”
하나의 과수 품종이 시장에 정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50여년이 걸린다. △사과 ‘후지’ △배 ‘신고’ △포도 ‘캠벨얼리’ 등 과종별 주요 품종들은 개발된 지 60년에서 100여년이 넘는 품종들이다.
그만큼 한번 정착된 과수품종은 다른 품종으로 대체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다. 사과나 포도 등의 맛‧크기‧색에 대한 인식이 어릴 때부터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과수품종의 다변화 요구도 높아졌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과수과장은 “최근 소비자 기호가 다양하게 변하면서, 특정품종에 의존한 생산체계는 다양한 품종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예특작과학원은 과수‧채소‧화훼 등의 신품종(품종개량‧육종기술)을 개발‧보급하는 국내 농업분야 핵심 연구기관 중 하나다.
김 과장은 “지금까지 우리 품종개발은 속도전이었다”며 “개발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참여가 미흡해 품종에 대한 정확한 시장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농진청은 올해부터 품종을 선발하는 단계부터 소비자‧생산자‧유통관계자‧묘목업계 등이 참여한 공개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김 과장은 “선발과 평가체계를 모든 사람이 참여한 공개평가로 전환함에 따라, 향후 품종개발은 질적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착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 품질에 있어 단순한 단맛이 아니라, 신맛-향기와의 조화 등 전체적인 풍미가 높고 기능성이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겠다”며 “기후변화 등 환경에 적응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품종, 부족한 노동력을 감안해 손쉽게 재배가 가능한 품종 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른 시간에 원하는 품종을 쉽게 선발하기 위한, 선발 효율성‧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 및 산학관연이 협력하는 육종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