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개편 후폭풍, 보험료 카드납부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2018-11-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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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맹점인 보험사에 수수요율 인하, 이제는 불가능


보험료 카드납부를 둘러싼 보험사와 카드사의 싸움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추진해왔으나 수수료를 둘러싼 보험사와 카드사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문제는 이번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대형 가맹점에 해당하는 보험사에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하해줄 명분이 사라졌고, 그럴 수 있는 체력도 갖추기 어려워졌다.
금융위원회는 26일 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카드사의 수익이 1조4000억원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카드사 당기순이익 1조2268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카드사가 어떻게든 비용을 절감하지 않으면 동반 적자에 빠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개편방안은 과도한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와 함께 대형 가맹점에 대해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결국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제고해 카드사의 이익을 창출하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문제는 거의 모든 보험사가 대형 가맹점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로 규정할 수 있는 수입·원수보험료가 500억원 이하인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보험료가 가장 적은 교보라이프플래닛(531억원)조차 대형 가맹점으로 분류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카드사가 보험사에 수수료율을 낮춰주기 힘든 상황이 조성됐다. 이로써 수수료율을 둘러싼 보험사와 카드사의 줄다리기도 사실상 종결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료 카드납부 문제는 보험업황의 악화로 보험사가 카드 납부를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고객이 카드로 보험료를 지불할 경우 보험사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는데 이를 손해라고 본 보험사가 카드 납부를 중단한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에서 2회차 이후 신용카드로 결제된 보험료는 1조2441억원으로 전체 보험료(34조8817억원) 중 3.57%에 불과하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생보업계의 보험료 신용카드 수납 비율은 3% 안팎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위해 보험사와 카드사 사이의 수수료율 등 의견 조율을 시도했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적정 수수료율로 1%미만을 내세운 반면 카드업계는 현행 2%대 이하로 낮추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논의가 평행선을 달려왔지만 이제는 사실상 논의가 끝났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일반 가맹점에 수수료율이 대폭 인하된 상황에서 대형 가맹점인 보험사에까지 수수료율 인하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용자산이익률이 3% 수준인 상황에서 2% 안팎의 수수료를 내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든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하하기 어렵다면 보험료 카드납부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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