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복귀' 신동빈, 지주사 전환·해외개척 큰 그림

2018-11-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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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사주 소각 등 사전 작업, 인사는 실적 보다 도덕성 강조

내달 초 베트남·인니 현장 방문…中 롯데월드·청두프로젝트 박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8.10.23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조용한 재건작업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주주총회나 마케팅포럼 시상식 등 공식석상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뒤에서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주문을 하고 있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집행유예 석방 이후 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신속하게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시킨데 이어 최근에는 롯데지주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주주 친화정책에 나섰다. 모두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추진을 위한 사전 작업들이다.
또 신 회장은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포럼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위기돌파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시상식에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시상식 이후 행사장을 직접 들러 수상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곤 했다.

연말 인사를 두고도 조심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롯데그룹의 인사를 내달 중순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임기를 앞둔 일부 계열사 사장단의 인사 기준은 실적도 중요하지만 도덕성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쇼핑, 하이마트, 호텔, 케미칼, 음료 등 계열사의 대표들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시장 개척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제과가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터키의 첨단소재 업체인 벨렌코(Belenco) 인수 이야기도 나왔다.

내달 초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직접 방문해 남방정책의 사업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계열사의 사업을 둘러보고 롯데자산개발에서 추진하는 에코스마트시티의 기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의 투자와 사업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그룹의 최대규모 사업인 롯데케미칼 유화단지를 들러 현장을 살펴볼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사업장의 방문이 끝나면 중국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유통 사업은 사실상 포기했지만 롯데월드나 복합시설인 청두 프로젝트 사업은 추진해야 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중국 롯데마트를 완전 철수했고, 악화일로를 걷는 백화점 사업도 순차적으로 철수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중국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이미 반토막난 상태이지만 나머지 사업들의 추진과 정상화는 꾸준히 고민해야 될 숙제다. 신 회장은 앞서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집념을 여러 번 보인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계열사 수익개선과 해외 사업체 인수합병 등 롯데그룹은 당면한 과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 공언과 국민 신뢰도 회복 차원에서도 신 회장이 앞으로 넓은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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