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에 日 반발.."수용 불가"

2018-11-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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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위안부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고노 외무상 "수용 못해..한국에 착실 이행 요구할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P/연합]


우리 정부가 21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화하자 일본 정부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3년 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책"이라면서 "국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가와 국가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대응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은 즉각 이수훈 주일대사를 초치해 화해·치유재단 해산에 항의했다. 이 대사는 “재단 해산 결정은 합의 파기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일본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한국 측에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도록 요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NHK,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은 우리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소식을 신속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악화된 한일 관계가 더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재단이 일본이 자금을 출연하는 것을 조건으로 양 정부가 합의해 설립한 것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재단 해산은 양국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치고 일본의 반발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NHK는 화해·치유재단의 설립 경위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은 해산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매체는 “합의 당시 생존했던 47명의 위안부 여성 가운데 3/4이 지원 사업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이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입장을 오해할 수 있는 소지를 남겼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발표가 일본 정부와의 의사 소통이 결여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욱일기 논란,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한국 국회의원의 독도 방문 등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된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양국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팬타임스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바라보는 한국의 여론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재단 해체로 인한 양국 관계의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진선미 여가부장관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공식화하면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아래 다양한 의견수렴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재단 해산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 잔여기금은 지난 10월 말을 기준 57억8000만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잔여기금에 대해서는 지난 7월 편성된 양성평등기금 사업비 103억원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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