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갈등에 기름붓는 미국… 올림픽 ‘대만’ 표기 두고도 대립

2018-11-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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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올림픽 때 '대만' 명칭 사용 안 돼"…대만에 재차 경고

환구시보 "올림픽 대만 표기 투표에 미국이 지지의사 표현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이잉원 대만 총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바이두]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양안(兩岸, 중국 대륙과 대만) 갈등에 자꾸만 미국이 끼어들며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대만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권을 향해 미국이 계속해서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 최근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대만' 국가 표기 논란을 두고 미국이 친(親)대만 자세를 취하면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21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대만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쿄 올림픽의 ‘대만’ 국호 표기를 둔 투표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대만 운동선수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으며, 미국의 태도도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19일(현지시간) IOC는 도쿄 올림픽에서 대만이 ‘차이니스 타이베이(中華臺北)’가 아닌 ‘대만’ 국호 명칭을 사용한다면 올림픽 참가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이 오는 24일 열리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민투표에서 '대만'이라는 국호로 도쿄올리픽에 출전하는 항목을 포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대만이 투표 진행의 뜻을 굽히지 않자 환구시보가 미국의 대만 지지 태도를 언급하며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달 5일 제임스 모리아티 미국대만협회(AIT) 회장을 만났을 당시,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 당시 모리아트 회장은 “토마스 바흐 IOC 집행 위원장이 친중국 인사라 미국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후 IOC의 경고 서안이 대만에 전달된 19일 미국 국무부 관계자가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이 충분한 자주국방 능력을 갖고 국제적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이 올림픽에서 대만의 독립 국가 표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해석된 것.

따라서 중국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 이슈를 두고 수 차례 충돌한 바 있다.

올 들어 미국은 대만에 3억3000만 달러(3756억원)의 무기판매를 승인하고, 미 해군이 대만 해협에 군함 2척을 파견, 자유항행 작전을 수행하는 등 최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 대만 공무원이 미국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대만여행법’을 통과시켰으며, 사실 상의 대사관 역할을 하고 있는 주대만미국협회를 수도 타이베이에 출범시켰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하고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차이잉원 정부가 미국의 지지에 힘입어 독립 성향을 과감하게 드러내자 중국이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견제하고 있는 셈이다.

대만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민투표는 1900만명의 대만 유권자 가운데 25%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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