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필리핀,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 합의

2018-11-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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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방문 맞춰 합의…필리핀내 반대여론도 높아

20일 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과 필리핀이 20일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에 합의했다. 이는 향후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는 역내 국가에 본보기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필리핀 내에선 반대 목소리도 높다. 

21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국빈 방문 기간 중국과 필리핀이 29개 문서를 체결했으며, 여기엔 양국이 남중국해 석유 가스 공동탐사도 포함됐다.
이날 시 주석은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며 "양국이 서로 우호적 협상을 통해 갈등을 잘 관리해 나가고, 해상에서 실질적 협력을 추진해 지역 평화안정과 인민의 행복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도 "필리핀은 역내 국가들이 남중국해 평화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데 찬성한다"며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 중국간 관계 발전을 적극 촉진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장쉐강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동남아 전문가는 SCMP를 통해 "석유·가스 공동탐사 협의는 남중국해 관련국에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까지 맞붙었던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룬 것은 역내 평화와 협력에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고, 연간 해상물동량이 3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다.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은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분쟁을 이어갔다. 필리핀도 아키노 3세 전 대통령 때까지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으나, 2016년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에서 벗어나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추진 등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간 남중국해 석유·가스 공동탐사를 두고 필리핀내 반대 목소리도 높다.

석유 천연가스 공동탐사가 어느 지역에서 이뤄지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필리핀 야당의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의원이 공개한 초안 문건에 따르면 '분쟁해역에서의 원유 공동탐사는 상호존중과 이익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며 양국의 주권과 해양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접어두고 유전 공동개발을 통해 이익을 나눠 갖기로 한 것으로 해석돼 필리핀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됐다. 실제로 시 주석의 20일 필리핀 국빈방문 소식에 필리핀 수도 마닐라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 '중국은 필리핀 해역에서 물러가라' 등의 반중 문구가 적힌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양국은 남중국해 석유가스 공동 탐사 이외에도 중국이 추진하는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공동추진를 비롯, 통상무역, 인프라 건설, 교육 등 방면에서 모두 29개 협의, MOU를 체결했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이틀간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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