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7%까지 치솟았다. 폭염 여파로 2분기(80.7%) 대비 6.9% 포인트 상승하며 보험료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3개 분기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7%로 전년 동기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82.6%를 기록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분기 80.7%로 소폭 하락했으나 3분기에 다시 87.6%로 악화된 것이다.
이처럼 손해율이 커지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 기본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보험료 인상률을 약 3%로 가정해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보험 분야 6위인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보사도 보험료율 검증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당국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무조건 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최소 1.8%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보고 받은 바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정비 요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손해보험협회, 검사정비연합회 등과 협의해 시간당 자동차 공임을 평균 2만8981원으로 정해 발표했다. 2010년 발표와 비교하면 인상률은 연평균 3%였다. 여기에 보험사가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일도 크게 늘었다.
인상 시기는 이르면 다음 달 초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4 손보사가 가격 경쟁에 따른 보험료 수입 감소와 부품비, 한방진료비 등 손해액 증가로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전년 대비 적자폭이 상당히 커지면서 대형사 위주로 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