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모빌리티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승차 공유) 서비스 개시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카풀 기사 모집 등 사실상 서비스 개시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마냥 미룰 수 없다는 현실론과 정치권에서 택시업계와의 중재에 적극 나선 만큼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택시 업계도 비공개 대화에 나서는 등 소통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2차 총파업이 예고돼 있어 사태의 추이를 쉽게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6일 카카오 T 카풀의 드라이버로 활동할 ‘크루’를 모집하기 시작, 사실상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쳤다. 배재현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의미 있는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영진은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설립된 카풀 대책 태스크포스(TF)가 택시업계를 설득해 승차공유 서비스 대책을 만들겠다고 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서비스를 강행하는 것도 부담이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서비스 출시 일정은 이해관계 당사자들과 논의한 후 결정되면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에선 최근 전향적인 모습이 일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은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를 방문, 비공개 협의를 진행했다. 두 노조위원장이 동시에 대화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설명했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이익단체 4곳은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광화문 시위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