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가 진화하고 있다. 1세대 거래소들은 코인 거래를 통한 수수료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세대는 암호화폐 보상 시스템인 마이닝 거래로 수입원을 다변화했다. 3세대 거래소들은 IEO(거래소 공개)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14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해 9월 ICO(암호화폐 공개)가 금지된 이후 투자금 모집 대안으로 IEO을 선택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IPO(기업 공개)와 비교하면 IEO의 성격은 더욱 명확해진다. IPO가 상장 직전 주식을 공개 판매하면서 필요 자금을 모으는 것이라면 IEO는 상장 직전 토큰을 공개 세일로 판매,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행위다.
즉, IEO를 진행하면 거래소는 프로젝트를 선별한 후 코인을 매수하거나 프로젝트팀과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한 후 자신의 플랫폼에서 코인을 팔고, 투자자는 거래소 계정을 통해 코인을 사는 구조인 것이다.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직접 상장시키는 방식이라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게는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외국에서 ICO를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거래소에게는 새로운 수입원이 생기는 셈이다. 코인에 대한 위탁판매형식을 취할 경우에는 판매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거래소가 직접 토큰을 매수한 후에 투자자에게 판매할 경우엔 코인 가격의 상승을 전제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기존의 ICO 방식이 토큰 구매자 보호에 미흡했지만, IEO는 거래소가 1차적으로 토큰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기 때문에 스캠(사기)에 투자할 위험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에서는 코인레일이 유일하게 IEO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IEO를 검토하는 거래소가 많아 추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규제 공백'이다. 지난 1일 산학협동으로 IE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가이드라인이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고, 절반의 책임이 있는 거래소에 대한 내용은 전무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IEO의 경우, 블록체인 업체와 암호화폐 거래소가 위탁 판매 계약을 체결하거나 거래소가 코인을 매수한 뒤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라 기업과 거래소, 투자자 모두에게 장점이 있다"며 "제대로 된 규정만 마련되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