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9일, 늦어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다음 주초 전까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10~11일이 주말과 휴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 부총리에 대한 인선은 이르면 금요일인 9일, 늦어도 월요일인 12일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와 여권 내에서는 그중에서도 9일 교체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국회에서 예산 심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수장을 교체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각종 경제 지표가 하향세로 이어지는 등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엇박자 논란까지 가중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70조 5천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이 원만하게 처리되기 위해선 야권이 요구하는 '경제 투톱' 교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고육지책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1차 회의에서도 야권은 두 사람에 대한 인사 조처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야권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예산 심사를 앞두고 협치의 확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후임으로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홍 실장은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역임하고 현 정부 초대 국조실장으로 발탁됐다. 부처 간 업무조율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실장이 경제부총리로 발탁될 경우 후임 국무조정실장으로는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예결위 일정 등을 고려하면 11일이나 12일에 인선이 발표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여권에서는 장 정책실장에 대한 교체도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장 실장의 경우 후임 인선을 좀 더 고민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 등 관측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장 정책실장의 후임으로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거론된다. 김 수석은 노무현정부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과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다만 야권에서 부동산 정책 책임을 들어 '김수현 비토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정책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수석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시절 포용적 성장을 강조해왔으며, 매일 아침 문 대통령과의 티타임에서 경제 현안을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조윤제 주미대사 낙점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지냈고,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았다.
만약 김수현 사회수석이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김연명 국정과제지원단장이 사회수석으로 발탁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