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2009년 연극 ‘뉴보잉보잉’으로 연기자로 첫 발을 내딘 김선호. 매체연기는 그보다 훨씬 늦은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매체 연기는 늦었지만 연극은 일찌감치 시작했다. 그는 “뭘 해야 할지 고민이 컸었다. 학교에서 연극 공부를 했지만 밖에서 연극을 할지는 몰랐다. 그 후 연극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 당시 인천에서 왔다 갔다 했는데, 차비와 핸드폰 요금을 제하니까 2000원이 부족하더라. 그땐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다”고 웃으며 “요즘 연극배우들이 돈을 못 번다고는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제가 하고 싶은 공연을 찾아가면서 오디션을 봤고, 연극을 하고 매체 오디션 기회도 생겼다. 다 순서가 있고, 시기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저는 운이 좋은 사람 같다”고 겸손해 했다.
연극과 매체연기의 차이에 대해서는 “연극은 라이브감이 있다. 숨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드라마 역시 댓글 피드백이 있다”고 웃으며 “드라마는 어떻게 될지에 대한 재미가 있다. 공연은 제가 끝까지 다 알고 모든 걸 다 알고 완벽하게 나가는데 드라마는 어떤 인물과 만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 인물이어야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재미들이 있다. 또 드라마는 내가 가진 인물을 꺼내는 느낌이라면 연극은 제가 구축해서 쌓는 느낌이다. 가지고 있는 걸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거다. 그래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호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다소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털어놨다. 그런 그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으로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사실 어릴 적 저희 집에 강도가 들어서 어머니가 다치신 적이 있다. 그것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어떤 남자가 들어오는 걸 봤는데 아버지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머니의 비명소리, 그 강도가 어머니를 찌르고 침대로 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일련의 장면들이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 누군가 뒤에 있으면 불안하고 갑자기 사고가 되지 않는다. 수능을 볼 때도 시험보는 감독관이 뒤에 서면 갑자기 아무 생각이 안 나기도 한다”며 “그 이후 누군가 앞에 서는 게 더 힘들었다. 학교에서도 책을 읽어보라고 했을 때는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띄어쓰기가 잘 안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 때 장래희망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친구가 우연히 연기학원에 가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그때 그래도 연기라는 걸 해보고 싶었는지 친구를 따라갔고, 오디션을 볼 때 학원 선생님께서 대사를 한 번 읽어보라고 했었다. 그때만 해도 물론 엉망진창이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저는 연극 영화과를 절대 못 가겠다고 했는데 선생님께서 연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달린 거라고 조언을 해주셨고 그 조언이 마음에 와닿아서 조금씩 달라졌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사람들 앞에 나서 연기를 하게 되고 학교에 붙고 나니 주변에서 저를 인간승리라고 하더라. 연기를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했다. 내가 먼저 그 사람에게 다가가고 소통하지 않으면 그 누구와도 만날 수 없단 생각에 노력한 결과 오늘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다. 사실 그러면서도 안 고쳐지는 부분도 있긴 있다”고 털어놨다.
‘백일의 낭군님’ 출연 이후 달라진 점도 분명 있다. 김선호는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주문하더라도 ‘현감?’이라고 하신다. 제가 소소하게 재밌었지 막 웃기는 하지 않느냐. 너무 인기가 많다는 걸 실감한다”고 웃었다.
‘백일의 낭군님’으로 인지도를 조금 더 쌓아올린 그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저의 생각을 많이 깨워준 작품이다. 원래 사극은 이럴 거라는 편견, 자기 비판적이었는데 사전제작이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할 수 없어 확인할 수 없었다. 화면에 나오기 전까지는 안 좋았고 부족했다고 외쳤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도 감히 제가 시청률이 잘 나올까하는 걱정도 있었다. 제 연기가 부족하지만 저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도 계신 것처럼 조금 더 발전적이려면 스스로 자신감이 필요하겠다고 많이 느꼈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백일의 낭군님’을 잘 마무리한 김선호는 쉬지 않고 차기작을 하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불러주시는 건 다 가야한다고 생각하다. 촬영 끝나고 들어온 것은 스케줄 때문에 조정을 했다. 스케줄에 맞춰서 대본을 보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더불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서도 “말을 잘 못할 것 같아서 처음엔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제가 정신만 차릴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다. 나중에 생각해보려고 한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배우로서의 목표도 언급했다.
“저의 목표는 다른 배우들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그게 연기 같은 외적인 것 뿐 아니라 내적인 면까지 좋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화려하진 않겠지만 노력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