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포스코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화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최근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등재됐다.
권 전 회장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억원을 한국공학한림원과 서울대, 포스텍에 전액 기부한 바 있다.
또 그는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해 지난 7월 25일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2년간 국민기업인 '포스코'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노력해 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의 핵심 기치인 '동반 성장'을 앞서 실천한 셈이다.
실제 권 전 회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9월 포스코는 외주사들이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을 할 수 있도록 외주비 1000억원을 증액했다. 이는 경북 포항, 전남 광양에서 근무하는 외주 직원 1만50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기술력 및 연구개발(R&D) 능력 향상을 위해 성과공유제, 특허 지원 등을 제공하는 한편 자금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권 전 회장은 포스코의 창립 목표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는 만큼 동반 성장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였다"며 "특히 회사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에, 평소에도 이해관계자인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귀띔했다.
권 전 회장은 평소에도 "(포스코는) 나만을 위한 회사가 아니고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회사"라며 "이는 포스코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맡은 바 책무를 다하는 그의 성격은 사임 의사를 밝힌 뒤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지난 4월 19일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사내망에 올린 글에서 "보다 젊고 도전적인 최고경영자(CEO)가 포스코의 100년을 향한 여정에 앞장서줘야 한다"며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업적에 비해 이임식은 조촐했다. 책무를 다하되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평소 신념대로 조직과 신임 회장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라고 포스코 안팎에서는 해석했다.
향후 2년간 포스코 상임고문을 맡게 된 그는 회사가 사회공헌 등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향한 힘찬 항해를 하기 위해 후방에서 적극 지원한다는 구상이다.